[인강 ‘1타’의 비법 1편]수리 ‘삽자루 VS EBS심주석’(上)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대입수능시험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정리를 앞둔 수능 준비생들이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족집게 강의를 들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1억 원 대 120억 원. 인터넷 강의를 선택한다면 판이하게 다른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한 해 1억 원을 버는 EBS 수능 강사가 있다면 다른 한 쪽엔 한 해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교육 스타 강사가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넷 수리영역 강사라는 두 지존을 각각 따로 만나 고3 수험생의 마무리 전략과 함께 '수학 잘하는 비결'을 들어보았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1타 수리 강사 우형철. 그가 인터넷 강의에 출현할 때 쓰는 이름은 삽자루다. 올해까지 비타에듀의 간판 스타지만 내년부터는 이투스청솔에 새둥지를 튼다.
수능을 9일 앞둔 11월 9일. 삽자루 강사의 'SJR 슈퍼백신 파이널 수리영역 나형' 첫 강의시간.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그는 숨 돌릴 틈 없이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원래 1번은 엄마랑 풀라고 안 푸는데 오늘은 4년 만에 한번 해보자"고 하더니 1번 '지수와 로그의 계산' 문제를 1분 만에 해결했다. 그 짧은 시간동안 그는 학생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가 헬륨가스를 마신 듯한 목소리로 재잘거리고 앞에 앉은 학생에게 질문을 했다가 바로 욕을 날리기도 했다.
▲ "내 수업 듣고 점수 오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 = 그는 스스로 수리영역을 가르치는 강사지 수학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수학 지식이 아닌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이해력과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친다. 그의 수업은 교육이라기보다 출제자들이 시험을 통해 파악하고 싶은 능력을 키워주는 훈련에 가깝다. 그가 "내 수업 목적은 인성함양이 아니라 수능점수 상승이다"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이유다.
삽자루라는 예명도 삽자루로 학생들을 때려가며 공부시키다가 탄생했다. 서울공대 재학 중 생계유지를 위해 시작한 과외에서 수학 때문에 좌절한 학생들을 가르치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었다. 그때부터 학생들이 밀려들었다. 수학 잘하는 사람은 절대 모른다는 수학 못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그가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영역은 과감히 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많이 가르치려는 욕심을 부릴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1인 기업 삽자루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 그도 혼자만의 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 함께 움직이는 전담팀만 10~15명. 교재 연구개발팀 5명, 인터넷 강의 제작팀 3명, 사이트 관리 담당팀 3~4명, 전담 비서만 2명이다.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을 분석하지 못하는 강사는 학생들이 어떤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없다. 그만큼 강사에게 학생 분석 능력은 중요하다. 그는 "5등급인 학생들이 실수하는 문제는 딱 정해져 있다. 몇 번을 찍어서 오답인지까지 족집게처럼 맞출 수 있다"며 "아이들은 신기해하지만 오답유형을 분석하다보면 다 눈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교재연구부터 자기관리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비결에 대해 그는 '교재 연구'를 손꼽았다. 출제 문제는 계속 진화 중인데 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과학고 선생님들에게서 1문제당 10~15만원을 주고 문제를 받아 문제집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림피아드 수준의 문제이거나 수능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아 올해부터는 아예 방향을 바꿨다.
직접 문제를 만들어보겠다며 교재개발팀을 꾸린 것이다. 올해 파이널 문제집을 완성하는 데 꾸린 전담 팀원만 5명이다. 그는 하루에 3~4시간을 교재연구에 매달린다. 농담 한 마디까지 계산에 넣으면서 한편의 영화를 만들 듯 강의에 투자한다.
하루에 70분짜리 강의 2개만 찍는다는 그는 "예전엔 유명강사들이 하루에 10개의 강의를 맡았다"며 "이렇게 강의에만 매몰되면 연구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도태하고 만다"고 얘기했다. 또 "누군가 내 수업을 욕지거리가 많다고 비난해도 내 강의를 찾는 이유는 점수가 오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기 때문에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고 말한다. "관악산 생태계를 조사할 때 무작정 산 속으로 들어가 헤매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며 "우선 연주암 꼭대기에 올라가 사방을 두루 살핀 다음 숲의 색깔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수학 역시 마찬가지"라며 학생들에게 늘 출제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왜 냈을까?'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보라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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