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① "주량은 소주 한 병 정도, 주사는 없어요"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엄지원은 단아한 배우다. 언제나 조용한 말투로 남에게 상처 주는 말도 못하는 조용한 역만을 맡아왔다.
하지만 영화 '불량남녀'에서는 달랐다. 성격불량 빚 전문 상담원 김무령 역을 맡은 엄지원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사랑스러움을 표현했다. 독하고 시끄럽고 격렬했지만, 엄지원이기에 사랑스러웠다.
◆ 연기변신이요? 영화의 장르가 다를 뿐이죠
'불량남녀'에서 엄지원은 조용한 것과 거리가 멀었다. 그의 주변은 언제나 육두문자가 오갔고 싸움이 계속됐다. 이런 엄지원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엄지원이 연기변신을 시도했다"고 말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연기변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이 조용하고 내면적인 연기가 필요한 것이었고 이번엔 밝은 역할을 맡은 것뿐이죠. 장르가 다르다보니까 연기변신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모든 캐릭터들이 그랬듯이 '무령' 역시 저와 20%정도 닮아 있어서 더욱 편안했던 것 같아요."
엄지원이 지금까지 맡아왔던 역할은 밝은 캐릭터보다는 내면의 슬픔을 지니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엔 우연히도 '불량남녀'와 '페스티발'까지 연속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밝은 캐릭터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캐릭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잔잔하거나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들은 일상에서도 캐릭터에 지배를 당하는 기분이에요. 촬영이 끝나도 그런 슬픔 감정을 지속시키게 되잖아요. 하지만 '불량남녀'나 '페스티발'은 밝고 유쾌한 쪽에 가까워서 촬영이 끝나고 즐겁게 지낼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임창정씨와는 두 번째 작업하는 거라서 MT가는 기분으로 재밌게 촬영했어요."
◆ 주량은 소주 한 병정도, 잘 마시는 편이에요
영화에서 엄지원은 유독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이 많았다. 임창정의 등에 업혀 경찰서로 향하기도 했고 모텔방에서 혼자 잠들어 있기도 했다. 술을 마시는 모습이나 술에 취해 말하는 모습은 '진짜 술 마신 거 아냐?'라는 의심을 품게 만들기 충분했다. 진짜였다. 엄지원은 '불량남녀'에서 실제로 음주연기를 선보였던 것이다.
"술을 잘 마시는 편이에요. 소주 한 병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마셔요. 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모여서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죠. 한번 마실 때 많이 먹는 편은 아니고, 주사는 없답니다."
엄지원은 '불량남녀' 이후 바로 '페스티발' 촬영에 들어갔다. 많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떨쳐버리기 힘들다고 말하지만 그는 "편안하게, 혼란스럽지 않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바로 혼자 하는 연기가 아닌, 함께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불량남녀'에서 무령은 똑 부러지고 표독스러운 캐릭터고 '페스티발'의 지수는 시크하고 쿨한 여자죠. 솔직히 걱정은 많이 됐죠. 그래도 혼자 촬영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환경에서 다른 배우들과 촬영이 이뤄졌기 때문에 편안했어요. 특히 전작에 호흡을 맞춰본 임창정씨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것이 덜했어요."
◆ '저 배우 참 괜찮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2002년 데뷔한 엄지원은 꾸준한 변신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에 출연한 '불량남녀'와 '페스티발' 역시 엄지원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난 후 배우 엄지원은 어떤 배우로 기억되길 원할까.
"좋은 배우, 믿음을 주는, 믿을 만 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절 봤을 때 '저 배우는 참 잘하지. 참 괜찮은 배우다'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안성기 선배님 같은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엄지원은 사랑스러운 배우다. 당당함과 겸손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고 적절하게 표출할 줄 알고 있다. 똑똑하지만 절대 영악하진 않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어떤 모습일 때 예쁘게, 또 아름답게 보이는지도 잘 안다. "한복이 잘 어울려서 사극을 찍어보고 싶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줄 아는 엄지원.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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