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기업 준비사항은 바로 이것”
관세청, 발효 앞두고 인증수출자 지정 및 원산지 검증 대비…‘FTA-PASS’ 활용도 권장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관세청은 14일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서명으로 기업들이 준비할 게 많다며 발효를 앞두고 철저한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27개 나라로 이뤄진 EU는 인구 4억9000만명, GDP(국내총생산) 18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최대시장으로 우리나라 교역량의 약 10%를 차지해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교역국인 까닭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와의 교역국가 중 금액이 가장 큰 144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경제권이기도 하다. 우리가 수출한 금액은 466억 달러, 수입은 322억 달러다.
◆인증수출자 지정 확대=한·EU FTA는 건당 6000유로 이상 수출 때 수출국 세관으로부터 원산지관리능력을 인정받아 인증수출자로 지정된 자에 한해 원산지증명서를 자율 발급할 수 있다.
FTA 관세혜택을 받기 위해선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필수다. EU으로 물건을 파는 수출기업이 인증수출자 지정을 받지 못하면 FTA 관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원산지 검증 대비=관세청은 한·EU FTA 발효 때 상대국의 원산지 검증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산지 검증은 FTA 관세혜택을 받은 물품에 대해 수입국 검증당국이 사후에 원산지기준 충족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원산지기준을 충족 못하면 면제받은 관세를 물게 되고 수입국 법령이 정하는 벌금이 부과되거나 징역까지 살 수 있다.
특히 EU는 통상 수입건의 0.5%를 골라 원산지를 검증한다. 원산지기준을 어겼을 땐 27개 회원국 관세당국에 이를 알리고 있어 추가검증을 받을 수 있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관세환급 상한제도=한·EU FTA는 협정발효 5년 뒤부터 역외생산 원자재 조달방식에서 큰 변화가 있을 때(외국산부품 사용의 두드러진 증가) 해당품목의 환급관세율 상한(5%)을 설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자동차부품을 들여와 완성차에 얹은 뒤 EU에 수출하면 FTA 발효 후 5년간은 8만원을 돌려받지만 상한설정 땐 최대 5만원까지만 환급된다.
관세 환급규모와 효과가 큰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의 경우 환급액이 줄 경우 FTA체결에 따른 관세혜택이 크게 줄 수 있어 제품생산단계에서부터 주의해야 한다.
◆서로 다른 품목분류 체계=EU와 우리나라의 품목분류(HSK) 체계가 달라 수출입기업의 혼란을 더 가져올 수 있다.
품목분류에 따라 원산지기준이 결정되며 같은 물품에 대해 양쪽의 품목분류가 서로 다르면 상이한 원산지기준을 적용받는다.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원산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FTA 관세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FTA 활용 지원=관세청은 한·EU FTA 혜택을 제대로 보기 위해 기업들이 FTA 발효 전에 많은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세청의 지적이다.
FTA 이행전담기관으로서 관세청은 우리 기업의 한?EU FTA 활용지원을 위해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인증수출자제도를 손질, 포괄인증방식(업종별·품목별)과 가 인증제도를 들여오고 AEO(수출입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 가점 주기 등 인증혜택과 범위를 넓혔다.
상담자를 늘리면서 수출기업 방문컨설팅, 설명회 등을 통해 인증수출자 지정확대에도 온힘을 쏟고 있다.
원산지관리능력이 적은 우리 중소기업들의 현실을 감안, 중소기업 보급용 원산지관리프로그램(FTA-PASS)을 개발해 이달부터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자금·인력이 부족한 중소수출기업의 인증수출자 지정과 원산지 검증에 대비, 적극 지원 중이다.
또 원산지검증 경험이 짧은 우리 기업들을 위해 원산지 모의검증서비스를 하고 산업별·업종별 FTA 원산지검증 대응 매뉴얼도 만들어 나눠줄 계획이다.
한?EU간 품목분류 및 원산지규정이 서로 다른 사례들을 모아 분석, 제공함으로써 정보부족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줄일 방침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FTA 혜택을 100% 보기위해 정부는 수입품에 대한 원산지검증을 통해 FTA 수출입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기업은 원산지관리 및 원산지검증에 대비한 시스템 과 전문인력을 길러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다자간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각 나라가 FTA를 통해 수출시장 확보 및 가격경쟁력 높이기에 힘쓰는 상황”이라면서 “FTA 특혜관세혜택을 먼저 활용, 시장을 확고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6일 EU 특별외교이사회에서 한·EU FTA의 2011년 7월1일 잠정발효가 공식 승인되고 이달 6일 열린 한·EU 정상회담(벨기에 브뤼셀)에선 양쪽 정상이 FTA에 정식서명 했다.
윤영선 관세청장은 “한·EU FTA가 정식 서명됨에 따라 FTA 효과 및 활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철저한 준비 없인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간 관세절감 효과 얼마나 되나?=주요 품목별 한·EU FTA 연간 관세절감 효과는 지난해 기준으로 ▲자동차 3억9700만 달러 ▲LCD(액정표시장치) 9400만 달러 ▲기타 석유 8300만 달러 ▲자동차 부품 2800만 달러 ▲타이어 3500만 달러 등이다.
EU는 평균관세율이 5.2%로 미국(3.5%) 등 다른 선진국들보다 높다. 협정발효 뒤 5년 안에 모든 관세를 수입액 기준으로 없애기로 하는 등 자유화수준이 높아 시장개방효과(관세혜택)가 매우 클 전망이다.
윤 청장은 “그러나 관세청은 한·EU FTA가 발효된다고 해서 혜택을 누구나 저절로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EU FTA엔 우리 기업들에게 생소한 인증수출자제도와 철저한 원산지검증, 관세환급 상한제, 서로 다른 품목분류 체계 등 많은 복병들이 있으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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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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