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95%라지만 숙박시설 미비...입장권 비싸 영암주민엔 그림의 떡
추석연휴라 그런지 경비원 한 명만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평소 F1 관심이 많다는 30대 남자가 메인스타디움에 들어가봐도 되겠냐며 사정을 하는 중이었다. 이 후로 몇 대 차량이 잠시 안을 구경할 수 있겠냐며 경비원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완강히 거절당했다. 추석 연휴에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라는 이유였다
전남도와 F1 대회조직위원회, F1 대회운영법인 카보(KAVO) 등에 따르면 내달 초까지 F1 서킷와 그랜드 스탠드, 차량 정비소, 컨트롤 타워 등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숙박시설도 채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현장 바로 옆에는 넓은 공터와 포클레인 몇 대가 운행을 멈춘 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경비원은 "F1을 위한 숙박시설과 각종 편의 시설을 짓기 위한 부지"라 설명했다. 실제로 영암 F1 반경 2km 내에는 모텔 단 4곳만 있을 뿐이었다. 숙박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KAVO 등에 따르면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충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는 광주·전남에서 8만 명이 수용 가능한 각종 호텔과 3만8870실을 숙박정보를 제공한다. 오토캠핑장과 텐트촌, 한옥빌리지, 홈스테이, 템플스테이 등 남도 체험형 숙박시설도 활용할 계획이다.
공사는 진행 중이지면 여전히 F1 홍보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진군에 사는 위환(75)씨는 "정부가 여야 싸움하다보니, 공사가 늦춰진다면서 이렇게 큰 행사가 한 달 앞이나 남았는데 너무 잠잠하다"고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한 시민은 " 이거 TV에도 안 나오는 데 무슨 홍보가 되겠냐며 흥행이 잘 안되면 돈 물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비싼 입장티켓 값이 오히려 전남 사람들은 소외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삼호읍 사거리에서 무화과를 파는 김점례 할머니(70)는 "티켓 값이 수백 만원이나 한다는 데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못 가지"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정작 우리나라 최초 F1이라 이름 붙이면서도 지역민들은 소외된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한 달 남은 영암 F1이 부족한 숙박시설과 대국민 홍보, 지역민 껴안기 등 3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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