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신히 플러스 성장..중국에 밀려= 16일 일본 내각부는 일본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3분기 중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로, 2.3% 성장할 것이란 시장 전망보다 크게 악화됐다. 또한 4.4% 성장했던 1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다.
다이이치생명 리서치연구소의 신케 요시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세가 매우 완만하며, 경제회복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2분기 GDP는 1조2880억달러를 기록, 중국의 1조3390억달러를 밑돌았다. 물가를 반영하지 않는 명목 GDP는 2분기에 연율 3.7% 하락한 118조5380억엔(1조2880억달러)을 기록, 이 역시 중국의 1조3370억달러를 하회했다.
◆디플레에 엔고까지..전망 어두워= 일본 전체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소비자지출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와 변동이 없었다. 이는 1분기에는 0.5%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여름 보너스가 늘어나면서 임금이 늘어났지만 고용수준이 여전히 낮아 소비자 지출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6월 실업률은 7개월래 최고치인 5.3%를 기록했다.
여기에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물가하락세에 소비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지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
이는 또한 기업 상품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실질 대출금리 인상 효과를 내며 기업투자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전체 GDP의 16%를 차지하는 올 2분기 기업투자는 1분기 0.6% 증가에 이어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이로써 기업투자는 3분기 연속 늘어났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지출관련 선행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향후 기업지출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수요가 줄어든 것도 일본 경제성장률 둔화에 한몫 했다. 지난 1분기 0.5%p GDP 성장에 기여한 국내 수요 감소로 GDP 성장률의 0.2%p를 깎아내렸다. 전분기 0.6%p 성장을 기여했던 해외 수요는 2분기 GDP 성장에 0.3%p 기여했다.
RBS증권의 니시오카 준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간 기준으로 일본 수출 규모는 지난 5월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지역 수출 규모가 5월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일본 수출 전망도 어둡다. 지난주 엔-달러 환율은 15년래 최저 수준인 84.72엔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일본의 공공부채가 GDP 대비 200%에 달해 추가 부양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일본 정부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치웅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정부가 재정 재건에 집중하고 있어 추가 정부지출에 나설 확률이 매우 낮다”며 “가전제품, 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제품 구매를 부양했던 정부의 인센티브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는 이미 둔화되고 있는 소비자지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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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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