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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유승민, 장미란, 사재혁..나를 일으킨 고마운 이들"(인터뷰②)

최종수정 2010.08.03 08:00 기사입력 2010.08.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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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이강석(25ㆍ의정부시청)은 한참동안 올림픽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그 자신은 물론 가족과 주변사람, 팬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고 그래서 아쉬움도 오래 갔다.

이강석은 지난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 500m 경기가 끝난 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최고가 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유를 묻자 그는 "그 정도는 남겨야겠다 생각했다. 성원해 준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팬들을 위로하긴 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쓰다듬고 다독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쌓아온 성적이 있는데 한 번 실수로 잊혀지는 것같아 너무 속상하고 괴로웠다"는 자책과 억울함이었다.

그때 그에게 진정한 위안을 준 이들이 있었다. 바로 적어도 한 번, 길게는 수 년 간 실패와 시련을 맛보고 극복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었다. 어린 나이에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부담감에 시달린 탁구의 유승민, 은메달 징크스를 날리고 2008 베이징대회서 당당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역도의 장미란,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다 금메달로 한풀이에 성공한 유도 최민호, 역도 사재혁 등이다.

"다 한 번 이상 시련을 겪었던 선배이면서 친구들이에요. 현역 선수로 함께 운동하는 이들이야말로 내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정말 큰 힘이 되더라고요. 미란이 누나는 "이게 끝이 아니니까 너무 상심말라. 다 잃은 것처럼 힘들어 하지 말라"고 위로해 줬어요. 돌이켜 보니 제가 그동안 큰 실패나 좌절없이 달려와서 더 큰 타격을 받았던 것같아요.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나가는 대회마다 모두 우승했거든요. 이번 시련이 좋은 약이 되어야 할텐데, 잘 되겠죠?"
이강석은 스스로를 '악'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승부근성 같은 거냐"고 물었더니 "그 단어로는 좀 약하다"고 했다.

"운동을 잘 하고 싶어서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부터 북받치는 느낌, 그걸 표현하고 싶은 건데요. 악에 받쳐서 하는 느낌? 뭐 그런 거에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장미란, 유승민, 사재혁 등에게서 이게 느껴져요. 괜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더라고요. 이번에 이들을 보고 많은 걸 배웠죠."

그는 같이 훈련을 시작한 이규혁(서울시청)도 마지막 올림픽을 다시 뛰고 싶어 하는 것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규혁이 형은 2018년 올림픽까지 하겠다고 하던데, 농담인지 진담인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이제 뭐 저도 같이 늙어가는 처지인걸요. 하하."



조범자 기자 anju1015@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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