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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네트도 핸디소프트도..동일 '사냥꾼'에 당했다

최종수정 2010.08.03 06:01 기사입력 2010.08.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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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국내 대표 코스닥 상장 IT 업체 두 곳이 ‘이상필’이라는 이름의 동일 기업사냥꾼에 농락당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전문업체 핸디소프트와 네트워크 통합업체 인네트는 2일 각각 이상필이라는 실제사주로부터 290억원, 200억원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핸디소프트와 인네트의 최대주주는 각각 동양홀딩스(17.9%)와 이베이홀딩스(11.3%)로 등록돼 있는데 검찰은 그 뒤에 실제사주 이상필 씨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를 "상장사의 단물을 빨아먹고 '먹튀'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마왕'"에 비유했다.

이상필 씨의 실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드러난 바가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사채업자 출신으로 대리인을 내세워 기업 사냥을 일삼아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에서 그는 투자가치 없는 해외 법인의 지분을 저가에 취득한 뒤 사옥 매감 잔금으로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위장, 거액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자회사를 통해 단기대여금 형식으로 돈을 횡령하는 수법도 동원됐다. 아울러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7월 초 직원을 앞세워 증거를 인멸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이 씨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친인척을 동원해 회사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핸디소프트 측은 경영진과 이상필 씨의 관계에 대해서 “우리는 이상복 대표와 이상필 씨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한 때 잘나가던 국내 대표 코스닥 상장 IT업체들은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됐다. 핸디소프트와 인네트는 외견상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둘 다 이 씨로부터 인수된 뒤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핸디소프트는 몽골의 구리광산에 투자했다는 소식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고, 인네트 역시 인도네시아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손을 대는 등 자원개발 테마주 랠리를 이끌어 왔다. 결국 이 같은 행보는 성장을 위한 사업다각화가 아닌 주가 띄우기에 불과했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투자자들은 크게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핸디소프트와 인네트는 각각 1999년, 2000년 상장한 코스닥 1세대로 국내 대표 코스닥 상장 IT기업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2000년 중반 이후로 만성적자에 시달리다 경영권 분쟁 등 부침을 겪어왔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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