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0명중 3명, 실제 자살 시도

삼성서울병원 조사결과.. 15%는 '자살 심각히 고민'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3명은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 조맹제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과)와 성균관대 전홍진 교수(삼성서울병원 정신과)가 전국 12개 센터에서 18세 이상 성인남녀 65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15.2%가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자살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사람은 3.3%,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도 3.2%나 됐다. 자살 시도자 중 계획된 자살은 2%였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1.2%였다.

또 자살을 계획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높았고 실제 자살시도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0%정도 더 많았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94%는 1~2년 전부터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고 응답했고 처음 자살을 시도한 나이는 계획 자살자들은 24세 충동 자살자들은 26세였다. 또 자살 시도 비율도 계획 자살자들이 2회, 충동 자살자들이 1.4회로 나타나 계획된 자살자들이 실제 자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선택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가족 간 갈등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경제적 문제, 별거 및 이혼, 질병 순이었다.

자살시도를 한 경우에는 우울증, 알코올 오남용을 비롯한 정신적인 취약성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는데, 충동적인 자살시도를 한 경우가 72.0%였고 계획된 자살시도를 한 경우가 59.7%였다.

오히려 충동적인 경우에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양극성 장애가 있는 경우에 충동적인 자살 시도의 위험이 3.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홍진 교수는 “대부분의 자살시도자들이 자살시도 1~2년 전에 이미 자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사전에 평가하는 것이 자살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자살시도 직전에 있었던 가족 갈등이나 경제적인 문제와 같은 촉매 요인이나 자살 시도 방법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정신적인 취약성, 특히 기분장애의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자살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주변에서 자살을 고민하는 경우 직접 물어보고 대화하는 것도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기분장애학회 학회지인 ‘기분장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에 최근 소개됐다.

강경훈 기자 kw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