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일 투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6·2 지방선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4대 지방선거와 함께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가 치러지면서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 잘 모른다고해서 '깜깜이' '묻지마' '로또'선거라는 지적들이다.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와 같은 상황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똑같은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국회의원선거는 물론 이번에 8개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면서 지방선거, 교육감및 교육의원선거 등에 대한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 지역구없는 정당명부 투표=행정안전부는 지난 2006년경에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주요국의 선거제도 현황 조사를 통해 국내 선거제도개편에 대한 정책적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다. 우선 네덜란드 선거제도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지역구가 없어 국민들은 사는 곳에 상관없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을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정당들은 0.7%만 얻으면 한 석을 얻는 등 한표 한표가 정당의 의석수를 좌우하는 만큼 사표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대해 정부 보고서는 "네덜란드식 정당명부선거제도를 실시해야 하며 지금 당장 지역구제도를 없앨 수 없다면, 비례대표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으로 봤다. 또 "지역의 발전은 지방의회에서 다루고, 국회에서는 나라 전체의 문제를 다루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지도록 지역구와 정당명부식 선거제도를 정립하는 것도 차제에 생각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노르웨이에 대해서는 한국의 국내정치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본적으로 노르웨이의 정치제도는 높은 국민의 생활수준, 의식수준과 연관되어 그 구성에 있어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노르웨이는 입헌 군주제이기에 국왕이 존재한다는 점이고 또한 의회의 구조가 변형된 양원제라는 점이 또 하나의 큰 차이점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변형된 양원제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제도이다. 선진 선거문화는 법과 신용의 범주 안에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수많은 정당들이 참여와 합의를 보여준다. 정부 보고서는 "획일화된 정치와 선거문화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에 맞는 정치와 선거를 각각 운영하고 있음은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한 시사점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제도개혁 주목해야=스웨덴의 의회정치는 1435년의 3신분제 국민대표회의를 시작으로 도입된 의회주의의 전통이 형식적 국왕 보조기구에서 출발했으나, 1866년 근대적 의회제도인 양원제 전환과 이를 뒷받침한 다수대표제 도입, 그리고 20세기초 보통선거제를 통한 비례대표제 전환, 2차 대전 이후 1969년의 단원제 전환 등 5세기에 걸쳐 혁명이나 국민적 저항운동 등과 같은 급격한 정치변화 없이 평화적으로 제도개혁이 진행됐다. 제도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거제도도 꾸준히 변화돼 왔다. 즉스웨덴의 정치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은 민주화 진행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루어져 왔다.

스웨덴의 현 선거제도는 서구에서 보편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전형적 모델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스웨덴만의 독특한 특징은 선거제도의 개혁이 민주주의 한 요소인 국민주권의 요구를 성실하게 반영하고 국민의 자유의사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유지한다. 선거제도의 개혁이 곧 정치민주화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즉 어떠한 제도개혁이나 정치개혁이 정당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정권을 창출하는 데 주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 국민의 의사를 성실히 국가 의사결정기구인 의회구성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 보고서는 "스웨덴과 같은 안정된 정치를 구가하는 민주주의에서도 선거개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치개혁의 주체는 곧 국민이 되고 정치가들은 단지 대리 역할을 하는 조연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韓선거제도 손색없으나 국민의식 운용은 떨어져=핀란드의 경우 후보 개인에 대한 투표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핀란드의 선거제도는 일반적으로 기존의 정치인, 혹은 유명인사들이 유리한 상황을 마련해주기 때문에 여성과 같은 정치신인에게는 분명히 불리할 수 있다. 더구나 신문 등에 개인광고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에서 부족한 여성후보들에게 불리한 선거제도이다. 그러나 3분의 1정도의 현역 국회의원이 다음 선거에서 자신의 선거구를 신인에게 양도하는 관습이 있기 때문에 제도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핀란드 여성정치가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이런 점에서 제도도 중요하지만 그 제도를 운영하는 정치인들의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 보고서는 "핀란드 기독연맹당의 경우 한국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준다"고 했다. 핀란드 기독연맹당의 경우 후보결정시 예비선거를 활용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으로 전체 명부 가운데 4분의 1만을 예비선거에서 결정하고 나머지 4분의 3은 당 지도부에서 성과 직업, 나이 등을 고려하여 대표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명부를 만든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지역구당 1명씩만을 공천해야하기 때문에 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여성에게 할당된 비율만큼은 여성을 공천해야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는 예비선거를 통해서 후보를 결정하지만 여성들이 후보로 나선 경우나 아니면 비례대표부분에 있어서는 중앙당에서의 조정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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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고서는 결론을 통해 "우리의 선거법은 유럽의 선진국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으나 다만 제도를 실천하는 국민의식과 운영면에서 떨어지고 있는데 선거운동의 경우만 봐도 우리는 일당을 받고 동원되는 사람이 많으나 선진국은 지지후보를 돕는 순수한 자원봉사자라는 것이 다르다"면서 "우리의 의식도 바꿔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법과 환경을 제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시스템적 접근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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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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