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 김모(75ㆍ여)씨는 30년 전 홀로된 후 한복바느질을 해 두 자녀를 양육했고, 큰아들이 청주에서 취직을 하자 서울 집과 의상실을 처분해 아들 명의로 아파트를 사줬다.


이어 며느리도 아기 용품점을 운영하겠다고 손을 벌리자 김씨는 전세금과 현금 등 1억원을 마련해 줬지만 며느리는 사업을 포기했고, 김씨가 직접 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나 김씨는 며느리의 욕설과 구박에 시달려야 했고, 몸만 빠져나와 2년간 혼자 생활했다.


며느리는 가게를 정리해 아파트를 마련했으면서도, 건강이 좋지 않다며 김씨를 집안으로 불러 들여 살림을 맡겼다.

그런데 김씨가 며느리의 외도 사실을 알게 돼, 이 사실을 아들에게 말하자 며느리는 아들 회사로 찾아가 횡패를 부렸고, 아들은 2007년경 퇴사하고 말았다.


김씨 역시 집에서 쫓겨나 2007년 초가을부터 이혼한 작은 아들과 살았지만 작은 아들마저 사업 실패 후 도망을 가 지난해 8월부터 다시 혼자가 됐다.


신용불량자였던 작은 아들의 요구로 명의를 빌려줬던 김씨는 작은 아들이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 날아드는 독촉장을 받아야 했고, 월세도 내지 못해 월세 10만원의 초라한 집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게다가 지체장애 4급이었던 김씨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5회에 걸쳐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아 매년 150만원에서 450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했다.


퇴직금 4억원, 48평 아파트, 차량 2대, 대전 소재 토지 120평, 1억원을 투자한 술집을 운영하던 큰아들은 3년 동안 연락 한번 하지 않았고, 도와달라는 요청도 거절했다.


결국 김씨는 법률구조공단(공단)을 통해 큰아들을 상대로 부양료 청구 법률구조를 신청, 지난달 1일 일부 승소해 큰아들로부터 매월 40만원씩을 받게 됐지만 큰아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지난 4일 다시 법률구조를 신청했다.


공단은 다시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 냈고, 김씨는 살아 있는 동안 부양료를 지급받게 됐다.


가정의 달 5월이지만 나이 들고 병들어 가정에서 소외당한 부모들이 자녀를 상대로 부양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부모가 자녀를 상대로 부양료를 청구한 사례는 모두 11건, 올해 같은 기간의 경우 모두 12건이 접수됐다.


청구 건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낳고 길러준 부모를 외면, 부모가 자녀에게 부양료를 받아 내기 위해 법정에 서야 한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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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렬 법률구조공단 과장은 "공단에서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들의 부양료 청구 소송을 무료로 대리하고 있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라며 "법정 판결로 인해 부모를 부양하기보다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모시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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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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