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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입찰후진국' 자초하는 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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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신울진 원전 건설공사의 시공사 선정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9년 4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첫 입찰공고를 냈으니 1년이 다되도록 재입찰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작년 첫 입찰에서는 2개 컨소시엄만이 신청서를 제출, 유찰됐고 재공고를 한 뒤에도 다시 2개 컨소시엄이 참여하며 유찰됐다. 2008년 5월 입찰에서는 3개 컨소시엄이 참여했지만 업체들이 낸 가격이 입찰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며 유찰을 거듭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무려 9번 유찰됐고 UAE 원전 수주를 이유로 입찰을 연기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올 들어서는 입찰조건을 대폭 바꿔 한 개의 건설업체만이라도 적정성 조건을 만족시키면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했으나 이번엔 전산시스템이 발목을 잡았다. 전산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으며 투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당황한 한수원은 직접 입찰을 하도록 긴급히 바꿨다. 하지만 전산입력때와 다른 가격을 제출한 건설사와 동일한 가격을 제출한 건설사가 발생하며 이들간 이견이 발생했다.

수정한 업체는 입찰시간이 바뀐만큼 달리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지만 전산과 동일한 가격을 써낸 업체에서는 전산입찰이 이뤄지지 않아 직접입찰을 한 만큼 동일한 가격을 써내야 한다며 맞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수원은 긴급히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11일 오전부터 시작된 회의는 하루종일 이어지며 지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정한 가격입찰을 인정할지, 아니면 인정하지 않고 재입찰에 부칠 것인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좌불안석이다. 그렇잖아도 1년을 끌어온 시공사 선정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설업체들은 신속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한수원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 업무담당 임직원들이 한수원에서 진을 치고 업무를 하지 못한채 회의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전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수출길에 나선 한국의 입찰수준은 수준이하 아니냐"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도 자서전을 통해 원전은 최저가 낙찰이 부적합하다고 했지만 여전히 최저가를 고수하고 있는 것부터 문제"라면서 "우선은 원활한 전력공급망 확보를 위해 하루속히 시공사 선정을 해야할 공기업이 입찰시스템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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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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