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신경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농협개혁이 출연금 6조원 논란으로 큰 고비를 맞고 있다.


금융과 경제 사업을 분리하자는 신경분리에 큰 틀에는 원칙적으로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양쪽이 모두 동의하고 있지만 신경분리에 필요한 자금 지원 방식과 분리 시기, 명칭 등이 여전히 양측에서 후퇴불과 입장이 강건해 농협법 개정안 처리가 안개정국이 되고 있다.

28일 국회와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협의 운명을 좌우할 농협법 개정안의 2월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는 농협을 신용(금융)부문과 경제(농축산물)부문으로 분리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농협이 내놓은 자체 개정안과 큰 차이가 있으면서 국회 상임위원회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 신경분리를 위해 농협의 지배구조를 변경하고, 중앙회의 명칭을 연합회로 개정하고, 산하에 NH경제지주와 NH금융지주를 동시에 설립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농협측은 중앙회 명칭을 고수하면서 신용사업은 금융지주로 신속히 개편하되 경제사업은 투자를 통한 기반을 구축한 후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11년 경제와 신용부문 분리 및 지주회사 동시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농협측은 신용부분은 2012년, 경제부분은 2015년 지주회사 설립을 원하고 있다.


농협은행에 대한 방카쉬랑스 규정 유예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5년까지로 못을 박았지만 농협은 10연 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2월 들어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새롭게 신경분리에 필요한 정부의 지원금의 방식을 놓고 다시 농식품부와 농협에 첨예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협측은 신경분리 작업을 위해선 정부가 6조원 규모의 출연금 형태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신경분리를 위해 필요한 자본금 가운데 9조6000억 원정도가 부족하다”며 “이 가운데 6조원 가량을 정부가 상환의무가 없는 출연 방식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농협은 정부의 지원규모와 시점을 명문화하고 분리과정에서 발생한 세금에 대한 조세특례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농식품부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사실상 불가의 입장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농협이 신용과 경제사업 분리와 관련, 부족 자본금을 9조 6000억원 가운데 6조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상환 의무가 없는 ‘출연’ 방식은 타당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회수할 수 있는 ‘출자’ 방식이어야 하며, 지원 규모도 실사 이후에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경분리 이후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출자가 농협의 자율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은 경영참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농협개혁의 완수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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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진 농식품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은 “농협법 개정안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이 많아 법안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협법 개정안 처리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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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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