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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거목,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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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사랑하는 신한 가족 여러분. 저는 그 동안 꿈속에서도 신한을 잊은 적이 없었고, 신한이 저의 모든 것이라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신한이 제 인생의 모든 것이었듯 신한 가족 여러분이야말로 저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애인들입니다."-라응찬 회장 어록 중에서..

◇입지전적인 금융계의 뿌리 깊은 나무=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사진)이 26일 열린 신한지주 이사회에서 다시 한 번 이사로 추천됨으로써 사실상 회장 4연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금융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금융계의 이병철이라 할 수 있는 라 회장은 이로서 은행장 3연임을 포함해 가장 성공한 금융 CEO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01년 라 회장이 신한지주 설립과 함께 회장에 취임했을 때 한 언론매체에서는 그를 '금융계의 뿌리 깊은 나무'라고 표현했는데, 이제 그 나무가 울창한 잎과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라 회장은 경북 상주의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상고를 졸업한 뒤 CEO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또한 신한은행의 설립을 주도하고 자본금 250억, 점포수 3개의 꼬마은행을 대한민국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신한문화로 신한의 성장을 주도=라 회장은 은행을 설립했던 1982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신한정신' 또는 '신한Way'를 강조하고 있다. 영업에 임하기 이전에 신한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로 무장해줄 것을 당부해온 것. 이러한 기업문화를 몇 마디로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그 키워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 '고객과 영업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 '주인정신과 팀워크', '투명하고 공정하며 파벌을 배격하는 인사문화' 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문화로 무장한 신한맨들은 기존 금융권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불친절하고 문턱 높은 은행', '속칭 커미션으로 불리던 대출 사례금', '끼리 끼리 패거리를 짓던 파벌문화' 등을 일소하며, 대한민국 금융계에 신선한 충격을 만들어 왔다. 그 결과는 신한은행의 실적으로 나타나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금융사에서도 보기 힘든 연속 초고속 성장을 이뤘고, 국내 최초의 사업부제 도입과 개인 및 기업여신의 심사시스템 구축 등 선진금융시스템의 도입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90년대 후반 IMF 이후 기존 은행들이 흔들리고 무너질 때 신한은행은 우량은행으로 굳건히 도약하게 됐다.
◇헌신과 사랑의 리더십=이러한 신한의 성장과 내실은 라 회장의 경영 능력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며, 조직에 대한 그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신한은행 창립 초기부터 오랜 시간 라 회장과 함께 해온 신한은행의 한 전직 임원은 그를 "개인보다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조직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상충될 때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라 회장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 회장이 심정적으로 가장 정성을 기울이는 부분을 하나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직원들에 대한 마음이다. 라 회장은 신한 직원들을 애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 왔다.

◇금융 거목에게 거는 기대=라 회장의 50년 넘는 금융인생 중에 쉬웠던 순간은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정말 어려운 시기에 또다시 신한금융그룹의 조타수 역할을 맡게 됐다.

라 회장은 이번에야말로 후진들에게 경영을 맡기고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이사회가 임박했을 때까지 강력하게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신한은행의 창립부터 신한금융그룹의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전 과정을 주도해 온 그가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라 회장 개인적으로는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재일교포 주주들을 비롯한 주요 주주와 이사진이 그의 연임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야말로 라 회장이 정말로 필요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신한이 비록 한발 비켜서 있다고는 하지만, 몰려오는 인수합병(M&A) 대전과 금융권의 재편은 신한에게도, 라 회장에게도 남의 이야기만일 수는 없다. 라 회장이 그 동안 신한을 위해 살아온 것처럼 이제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도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신한이 '금융계의 삼성'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라 회장이 '금융계의 이병철' 같은 거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지, 다시 이어가는 그의 행보를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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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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