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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우물공사에서 시작해 고부가 플랜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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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영토 칭기즈칸처럼 넓히고 유대인처럼 지켜라'
<3부>영토확장 나선 기업들 - 대우건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허허벌판에 오아시스 도시와 같은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건설업의 매력이자 숙명이다.
그래서 건설업의 도전은 항상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산통에 비유된다. 아름답지만 때로는 고통스러운 도전을 거치면서 강해진 기업이 갖게 되는 경쟁력은 왠만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싸울수록 강해지는 칭기즈칸의 전사처럼 말이다.
대우건설에 있어 올 한해는 잊을 수 없는 해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초고층 빌딩 수주로 상쾌하게 출발한 해외수주는 주춤하는 듯 했다가 뒷심을 발휘해 9일 현재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는 26억700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예상되는 14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이뤄지면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
33년 전 남미 에콰도르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래 거둔 성과다. 재개발ㆍ재건축 수주는 이미 2조원을 넘어섰고 공공부문에서도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 고부가 플랜트로 해외서 승부 = 1970년 말 대우건설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눈을 돌렸다. 전략지역은 아프리카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수단과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리비아, 나이지리아였다.

진출 초기부터 꾸준히 토목, 건축분야는 물론 석유ㆍ가스 플랜트, 발전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 부문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아프리카 자원강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에서 와파(WAFA) 플랜트, NLNG 트레인(Train) 1,2,3,5,6호기, 바란-우비에 석유ㆍ가스생산시설, EGGS 가스파이프라인 2단계 설치공사 등 수많은 LNG 플랜트와 배송설비를 시공했다.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와 해당 분야의 독보적인 시공 경험은 당연히 따르는 부산물이었다.

나이지리아 LNG 플랜트를 시작으로 러시아 사할린 LNG 플랜트, 예멘 LNG 탱크, 알제리 아르주 LNG 플랜트 등 세계 각지에서 플랜트 기술의 집약체인 LNG 플랜트를 건설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ㆍ수력ㆍ조력 발전소 등을 시공하며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제껏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16개 프로젝트, 27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 해외공사 수주고의 9% 비중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최근 나이지리아 아팜Ⅵ 화력발전소, 리비아 벵가지ㆍ미수라타 복합화력발전소 등 750MW급 이상의 대형 복합화력발전소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대형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늪지대 헤치며 도전정신으로 개척 =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수주한 첫 공사는 1889만 달러짜리 우물공사였다. 27년 전 얘기다. 이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화학공장, 질소비료공장, 소규모 토목공사 등 4~5건의 공사를 추가로 따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대우건설에게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첫 진출이래 줄곧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수행한 공사는 대부분 정부발주 공사였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전불안과 경기침체로 인해 그곳 건설시장이 침체됐고 나이지리아 정부의 추가공사 발주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은 석유 메이저 업체의 발주공사였다.

가스플랜트 등 고부가 플랜트 공사는 대우건설의 중장기 목표가 됐다. 플랜트 공사는 고도의 건설기술과 시공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로 선진국 건설업체들이 독점하고 있었다.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플랜트 공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발주처인 석유 메이저 업체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는 길 밖에 없었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늪지대 공사였다. 늪지대 공사는 열악한 자연환경과 나이지리아 현지 원주민들의 공사방해로 다른 건설회사들이 기피하는 난공사였다.

숙소에서 한 두 시간 떨어진 공사현장은 육로로 접근조차 어려워 아침저녁으로 배멀미에 시달리며 보트로 출퇴근해야 했다. 나중에는 바지선에 현장숙소를 건설해 파이프라인을 따라 배로 끌고다니며 공사를 진행했다.

식수나 식량은 보급선으로 실어나르고 현장직원 전원은 수상생활을 하며 공사를 진행해야만 했다. 수많은 현지 원주민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수용해가며 마찰을 피하는 지혜도 필요했다.

여기서 남긴 강한 인상으로 대우건설은 결국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만 지난 30여년 간 총 58개 현장, 33억달러의 공사를 따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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