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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버핏은 금을 안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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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일 이후 금값 상승률 12% vs 벌링턴 노던 산타페 주식 29%

[아시아경제 김경진 기자]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치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취하지 않고 있다.

달러가 휴지조각이 되고 하이퍼인플레에 가계와 기업, 국가경제가 허덕일지 모르니 달러를 버리고 유일한 가치의 저장고 금을 사라는데 정작 한 평생 가치만을 쫓아온 워렌 버핏은 조용하다.
일찍이 버핏은 금 매입 열풍에 대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힘겹게 캐낸 금을 녹인 뒤 다시 지구의 절반을 돌아 다른 곳에 구멍을 파고 금을 묻고 그것을 지키는 꼴이라며 "전혀 유용하지 않다"고 견해를 밝힌바 있다.

뿐만 아니라 부친 하워드 버핏이 공화당 소속 연방의회 의원이었고 버핏 자신도 부시정권 당시 재무적 자문을 아끼지 않은 친 공화당적이며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어서 달러 위상에 흠집을 내는 금 매수를 대놓고 천명할 리 만무하다.

하지만 현재 금값 상승이 거품이 아닌 수급을 반영한 펀더멘털상 이유있는 급등이라면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모른 채 할리 없다.
금융위기 이후 워렌 버핏도 파생상품 거래를 확대해 '버핏도 위기에는 별 수 없다', '위기가 버핏을 변하게 했다'는 말을 낳게 했고, 1990년대말 은가격이 수급 상황을 반영해도 저평가 돼 있다는 개인적 분석에 입각해 은에 대규모 베팅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을 더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손들이 '혹시 버핏도 금을 사나' 궁금해 하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워렌 버핏 자신도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각국 정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궁극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상승의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으니 분명 이에 대비하고 있을 것인데 짐 로저스가 금을 샀다는 얘기는 들려도 워렌 버핏이 금을 샀다는 얘기는 없으니 궁금할 만 하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치를 따지는 워렌 버핏은 인도 중앙은행이 IMF 금 200톤을 전량 매입했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하기 시작한 11월3일 벌링턴 노던 산타페 인수 계획을 공개했다.
금이 아닌 사실상 구리를 비롯한 비철금속 수요 회복기대에 투자하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당시 버핏이 벌링턴 노던 산타페 인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미래에 투자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벌링턴 노던이 보유한 철도가 미국 내 비철금속 운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버핏이 향후 경제회복 및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원자재 상승에 베팅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 비해 구리를 비롯한 주요 금속은 아직 연고점을 경신하는 수준이어서 금보다 추가 가격 상승 여지가 높고, 경제 회복에 가속도가 붙으면 산업수요가 월등하고 중국수요에도 민감한 비철금속 가격 상승률이 금보다 높을 것임은 자명하다.

작년 여름 경험했듯이 위험자산인 금도 더블딥이 오면 기타 자산과 함께 동반 폭락을 면치 못할 것이니 똑같은 위험자산이라면 금보다 더 가치 있는 다른 것을 찾는 버핏 다운 움직임이다.

추락하는 달러 대신 금에 투자하라는 것은 허울 좋은 대명제일 뿐 금을 외면하고 있는 버핏이 실리는 더 챙기고 있다.
11월3일 이후 금값은 12% 상승한 반면 워렌버핏이 인수한 벌링턴 노던 산타페 주식은 29% 급등했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B주식도 같은 기간 4.89% 올랐다.
같은 기간 금을 버리고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을 따랐더라면 금보다 빛나는 수익률을 거머쥘 수 있었을 노릇이다.

금의 가치에 기대기 전에 수명은 금보다 짧겠으나 더 가치 있을지 모를 워렌 버핏의 투자 관점도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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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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