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예산 70% 소진…정부발 호재 약효 사라져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올해 초 코스닥 시장은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잘나가는 우등생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코스닥은 병든 닭마냥 간혹 고개를 들다가도 이내 고개를 떨궜다.
현재 실적에 의한 가치 산출보다는 미래 성장 동력에 후한 점수를 주는 시장 특성상 3·4분기 이후 확인된 실적 개선세도 별반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종목은 실적 발표가 곧 단기 고점이 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올 한해 코스닥 시장은 정부 정책에 주가가 요동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위기 극복 카드로 꺼내든 녹색뉴딜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및 풍력주가 앞서나갔다. 녹색뉴딜은 이후 그린홈 사업으로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테마들을 파생시켰다.
기존에 알려진 태양광 및 풍력 관련주 외에도 제룡산업 등이 그린홈 수혜주로 알려지며 급등했다. 제룡산업은 그린홈 정책 발표 후 70% 이상 급등했다.
정부는 또 논란의 중심에 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강행하며 대운하 포기로 인해 죽어가던 중소형 토목관련주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줬다.
지난 6월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제18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임기 중에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관련주는 일제히 하한가로 주저 앉았다.
하지만 대운하 사업의 전초전 격인 4대강 살리기 사업 관련 정부 계획이 발표되면서 중소형 토목관련주는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나로호 관련주도 정부 정책 수혜주로 꼽힌다. 정부를 비롯한 온 국민의 숙원을 뒤로 한재 우주 공간에서 산화한 나로호같이 관련주들 역시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소멸됐다.
올해 초 코스닥 급등의 한 주역인 바이오 테마 역시 정부의 지원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으며 스마트 그리드와 자전거·철도 관련주 등도 정부로부터 시작됐다.
가장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전기차 역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중요성을 강조한 이후 본격적인 테마를 형성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을 한번쯤 들었다 놨다 했던 테마 가운데 정부와 무관하게 움직인 것만을 꼽는다면 AM OLED관련주와 윈도우 7관련주, 아이폰 수혜주 등에 불과하다.
정부는 미국 금융 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예산 집행을 서둘렀다. 민간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사업 확장을 통해 경기 회복의 실마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였다. 덕분에 올해 초 정부발 공공사업을 수주하는 업체들은 경기 침체기 오히려 실적이 증가했다.
지난 7월 말 이미 정부는 예산의 70%를 조기 집행했다. 정부는 7월말 본예산 집행관리 대상 257조7000억원 가운데 179조6000억원, 추경예상 집행관리 대상 15조1000억원 중 5조9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조기 예산 집행에 따른 후유증은 연말로 다가갈수록 커졌다. 연초부터 각종 신성장 산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한 정부는 점차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각종 사업마다 향후 수년간 수조원을 지원키로 약속하면서 예산 편성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 것.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곳 가운데 하나가 태양광 산업이다. 정부는 녹색뉴딜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태양광 발전 차액 지원금을 인하키로 했다. 덕분에 전도 유망하던 태양광 산업은 경기 침체로 인해 민간 투자마저 축소되며 연일 하락세다.
증시 전문가는 "코스닥 시장이 정부 정책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미래 가치만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보다는 실적에 기반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