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도실용과 친서민 정책을 기조로 지지율 4~50%대를 기록하는 고공행진 속에서 광범위한 민심이반을 경험한 것.
28일 전국 5곳에서 치러진 10.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안산 상록을과 수원 장안 등 수도권 2곳과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등에서 민주당에 패배했다. 여당 재보선 전패의 징크스를 깨기는 했지만 정치적 텃밭 경남 양산에서도 진땀승을 거두는 등 내용도 좋지 못했다.
◆MB, 4대강 사업ㆍ세종시 수정 추진 동력 약화
청와대는 이번 재보선과 관련,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전국 5곳의 재보선 지역 중 강원 강릉과 경남 양산 등 텃밭 2곳을 건진 초라한 성적표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내부에서는 최악의 결과를 피했다는 안도감도 없지 않지만, 내용상 완패에 가까운 재보선 성적표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수도권 패배는 뼈아프다.
안상 상록을은 야권의 후보단일화 무산으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지만 큰 표 차이로 패배했다. 또한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초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수원 장안에서는 초반 우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역전패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출신이라는 점과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민심의 평가는 냉혹하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론을 살펴볼 수 있었던 충북 4군 선거도 마찬가지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의 패배는 내년 지방선거를 감안하더라도 불길한 징조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재보선 패배로 국정운영의 동력이 상당 부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 추진 문제 등이 당장 야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 '환호' vs 한나라 '침통'
이번 재보선의 최대 수혜자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선거 초반 전패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딛고 수도권 2곳과 충북 4군 선거에서 승리했다. 특히 전직 여당 대표 출신의 거물 정치인이 나선 경남 양산에서도 무명의 송인배 후보가 의미있는 선전을 거뒀다.
그동안 리더십 부재로 비주류의 공세가 거셌던 정세균 대표 체제는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역시 초박빙 승부처였던 수원 장안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차기 주자 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아울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를 자임하는 친노진영도 양산 선거의 선전으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민주당에 비해 한나라당의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재보선 패배의 후폭풍이 어디로 미칠 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민심 수습 방안을 놓고 당 내홍이 불가피하다. 당장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에 도마 위에 오르며 교체론이 불거질 수 있다. 승계직 대표의 약점을 딛고 당내 위상과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던 정 대표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조기 전대론의 불씨도 되살아날 수 있다. 아울러 재보선 불개입을 천명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선거 막판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원안+알파'론을 제기해 친이계로부터 적전분열을 일으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어 이를 둘러싼 계파갈등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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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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