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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강물은 흘러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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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권선택 의원은 5일 물 소비자들이 조금 '열받을' 자료를 내놓았다. 수도 요금이 지방자치단체별로 최고 6.6배나 차이가 난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권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요금은 경북 청송군이 1㎥에207원으로 가장 쌌고, 강원도 정선군이 1364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서울시와 부산광역시,경기도 등 전국 164개 지자체의 수도요금을 꼼꼼히 분석해 이같은 자료를 내놨다.
평등을 신주 모시듯이 하는 이 나라에서 물값이 이처럼 불평등하다니 열이 안받을 수 없다. 그러나 환경부의 설명을 듣다보면 올랐던 혈압은 조금은 내려간다. 지자체마다 상수원수 취수형태가 다른데다 수도시설 규모와 급수지역 분포 등에 따른 정수 및 급수시설의 공사금액과 수도사업자의 경영형태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결정된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요컨대 수도요금 차이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100%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맞는 말이라고 본다. 강수량이 적거나,물이 있어도 혼탁해 여러 단계의 정수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값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취수장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가는 거리가 멀다면 상수관 설치 등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고, 따라서 수도물 값이 비쌀 수 밖에 없다.

권의원 자료를 봐도 이런 점은 분명히 드러난다. 낙동강에서 물을 끌어다쓰는 경남과 경북 지자체의 상수도 요금을 보자. 상류에 있고 취수원에 가까운 대구시의 수도요금은 ㎥당 487원인 반면, 낙동강에 가까이 있지만 원수를 멀리 떨어져 있는 물금에서 끌어와야 하는 부산은 633원, 창원시와 마산시는 707원과 705원 등으로 훨씬 비싸다.
다른 지자체의 수도요금이 차이가 나는 것도 이런 저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권 의원 자료만을 근거로 중앙 정부나 지자체에 가차없는 비난을 퍼부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갈수록 물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점과 수질오염으로 정수비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걱정하고 싶다. 부산과 창원,마산은 과거 낙동강 하류의 물을 수도물로 썼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하류의 물은 식수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드는 탓이다.

낙동강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긴 강이다. 인구가 늘고 공장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낙동강 상류예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도시와 공단이 즐비하다. 문제는 여름철에만 강수량이 집중되는 점이다. 낙동강의 15개 기상관측소에서 최근 10년간 강수량을 측정한 결과 강수량은 805.6~1649mm, 평균 강수량은 1243.7mm이다. 그런데 한여름인 8월에 265.2mm의 비가 내리고 특히 6월에서 9월까지 연중 강수량의 65.7%가 집중돼 있다.반면 봄과 가을,겨울의 강수량은 극히 소량에 그쳤다.

한꺼번에 비가 많이 쏟아지니 홍수가 나기 일쑤다. 퇴적물은 바닥에 쌓여, 강 바닥이 주변 평야지역보다 높아진다. 겨울철 물이 흐르는 강의 너비는 몇 미터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바닥을 하늘에 드러내놓고 있다. 환경기준을 아무리 예전 그대로 둔다해도 강수량이 적은 데다 수많은 공장과 가정에서 각종 배출수를 쏟아내니 기준을 초과하기 십상이다. 정화비용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공장을 줄여야 할까?.사람들을 다른 지자체로 보내야 할까?. 비를 억지로 내리게 할까?. 현실적이고도 합리적인 대안은 강을 강물이 흐르도록 살리는 길 뿐이다. 강바닥에 쌓인 흙 등을 긁어내는 준설 등 치수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지금은 국감시즌이다. 예산 심사철도 다가온다. 4대강 예산은 도마에 오를 처지다.그렇더라도 국회의원들은 하류 주민들도 깨끗한 물을 크게 비싸지 않은 값에 먹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수질개선 예산을 깎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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