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이머징 국가들 포트폴리오 다변화 나서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달러화 기축통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각국 외환보유고의 달러화 비중이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중장기적인 달러화 약세 및 달러화 표시 자산의 가격 하락을 우려, 외환보유액 자산을 다변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2분기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가운데 달러화 비중이 지난 1분기 65%에서 62.8%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유로화 비중은 전분기의 25.9%에서 27.5%로 늘어났다.
달러화의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절대적인 보유액 규모는 늘어났다. IMF의 외환보유고통화구성(COFER)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2분기 달러보유액은 전분기의 2조6400억 달러에서 2조6800억 달러로 1.6% 늘어나면서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달러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개발도상국들이 보유 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총 외환보유고 규모는 6조8000억 달러로 전분기 6조4900억 달러보다 4.8% 증가했다. 이머징 마켓의 외환보유액은 전 분기 대비 3.9% 늘어난 4조2000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IMF가 33개 선진국과 107개 개발도상국의 보고를 바탕으로 발표한 것이다. 단, 중국은 외환보유액 구성을 밝히지 않았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은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외환 보유액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미국채 보유를 줄이는 대신 국제통화기금(IMF) 채권 매입을 늘리는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가운데 달러 표시 자산의 비중이 65%인 중국이 달러가치 하락에 우려를 달러화 비중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은 7764억 달러로 전달의 8015억 달러에서 251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 4월에도 미국채 44억 달러를 순매도 했었다.
청쓰웨이(成思危)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전 부위원장은 “달러 가치가 계속 하락한다면 우리는 결국 달러 비중을 줄이고 이를 유로나 엔화 등 다른 통화로 대체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7월 초 인도 총리실 수레시 텐둘카르 경제자문위원장은 2646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구성 통화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 외환보유액은 대부분 달러화로 채워져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6월 러시아의 아카디 드보르코비치 대통령 수석 경제자문관은 "러시아는 브라질ㆍ중국ㆍ인도가 발행한 국채를 매입해 외환보유고 구성비율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재고해봐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관련 최근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는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갖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며 "달러화의 위상이 갈수록 줄어들고 글로벌 통화체제는 '다극화'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등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달러화의 위상이 약해진다면 유로화가 기축통화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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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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