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스 캐롤라이나주(州) 콜롬비아시에 사는 스크리븐 부부는 작년 6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씨티은행으로부터 주택을 압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스크리븐 부부는 보금자리를 잃지 않았다.


비단 스크리븐 부부만이 아니다. 미국 모기지 대출 은행들의 주택 압류 처리가 늦어지면서 부동산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정 공방과 관료화된 시스템의 문제로 주택압류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일부 부동산 업계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업체들의 압류 절차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시작된 모기지 사태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부동산 업체의 컨설턴트 존 번스는 "은행이 압류처리를 미루고 있다가 주택이나 부동산 시장에 한순간 매물로 넘쳐흐르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이런 사태가 지속된다면 주택 가격이 폭락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번스는 "내년 주택가격은 6%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기지 업체들은 7월까지 120만 건의 만기 90일 이상 지난 대출에 대해 압류조치를 미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주택 취득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 하락으로 볼 수 있다. 주택 시장의 침체로 주택 가격이 떨어져 당초 담보로 인정할 때의 평가액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7월까지 21만7000천 건의 대출이 1년 이상 연체됐지만 은행이 압류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자의 17%가 연체를 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스크리븐 부부도 이 같은 경우에 속한다.


일부 부실 대출자들은 모기지 대출은행과 합의 후 저평가 된 가격에 주택을 팔아 담보 대출을 갚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택가격은 다시 떨어진다. 업계 전문가는 일부 압류 처리된 주택도 가격 하락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압류된 후 시장에 나온 주택은 10~50%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된다.


이 같이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지면서 은행들은 압류한 부동산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업체인 알테라 부동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는 은행이 소유권을 가진 주택 가운데 매물로 나온 숫자는 9월초 322개로 지난해 11월 1404개보다 크게 줄었다.


법정 공방이 복잡하게 진행되는 것도 대출자들에게는 장애다. 스크리븐 부부는 "씨티그룹이 최근 대출을 재조정할 것을 제안해 왔지만 그들이 제시한 조건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현재 상황에 어울리지 않아 재조정을 거부했다"이라고 밝혔다. 스크리븐 부부와 시티그룹은 23일 법정에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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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고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택담보대출자들이 주택에 관한 대출 부담에서 벗어나고 가능하면 압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주택 시장이 모기지 업체와 은행·대출자 등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회복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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