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찾아 기다리거나 종목을 만들어 올리거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큰손들의 매매 방법이다.
어떻게 해서 큰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의 해답을 이미 큰돈을 번 투자자들의 비법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대형 서점가 한켠에는 늘 주식관련 서적들을 모아둔 코너가 있다. 그 앞에 서면 주식투자만 시작하면 당장이라도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은 서로 윈-윈(win-win)할 가능성 보다는 제로섬 게임의 장일 가능성이 높다.

저평가된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선 높은 가격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있어야 한다.
어느 덧 80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의 가격이 아직 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야 40만원선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산 사람이 차익실현을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가장 근원적인 비법은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문제는 언제가 싼 가격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답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이름 좀 날리고 있는 큰손 투자자들 가운데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이익 모멘텀에서 답을 찾는다.
실적 개선이 가능하고 회사가 유보 자금을 엉뚱한 곳에 쓰지 않고 미래 경쟁력 향상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종목을 찾기 위해 늘 종목을 탐구한다.


벤자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의 투자방법을 연구하고 그들의 투자방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1700여개가 넘는 상장회사의 재무제표와 사업 분야를 연구한다.
선구안을 키우면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에는 마이더스의 손도 존재한다.
자신이 손을 대면 돌멩이도 금덩어리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막대한 자금과 폭넓은 인맥을 통해 평범한 종목을 급등주로 바꿔버린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 구광모 씨와 정기련 보락 대표의 큰딸인 정효정 씨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보락은 7거래일째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재벌가와 혼맥을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보락의 실적이 단숨에 7배 이상 좋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지만 주가는 급등했다.
두 가문의 혼인 이야기는 세상에 공개되기 전에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보락의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보락이 급등세를 보이기 전인 8월말부터 9월초 거래량이 급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보락의 주가 급등에 몇몇 큰손이 개입됐는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인 이수앱지스와 다날 등은 급등 랠리가 끝난 뒤 oo 롤링팀이 붙었다느니 OO 투자자자문이 작업했다느니 하는 소문만 무성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전설로 통하고 있는 A씨는 국내 굴지의 자산운용사에서 스타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손을 댔던 펀드마다 대박 신화를 만들어낸 장본인. 최근 세계적인 기업과의 협력 소식으로 급등했던 바이오 시밀러 업체가 A씨의 작품이라는 소문은 이미 증권가에서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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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가 연관됐는지 알 수 없지만 선구안을 키워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들과 달리 '마이더스의 손'은 단기간에 수익률을 높인다.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지만 이들은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재료들을 만든다. 때로는 확인할 수 없는 몇 년 후의 성장 모멘텀을 시장에 퍼트리기도 하고 때로는 M&A 이슈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종종 상장사의 최대주주와 결탁하는 우를 범하는 과거의 '마이더스 손'도 존재한다. 감독당국으로부터 작전세력으로 낙인을 찍혀 좋지 못한 말년을 보내기도 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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