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통업체의 기업형슈퍼마켓(SSM)진출을 둘러싼 논란이 이번에는 마트주유소로 확전되고 있다. SSM에서 "정부와 지자체, 중소상인 등 자영업자 vs 대기업"의 3대1 대립각 구도가 이번에는 "정부와 대기업 vs 지자체와 자영업자"의 2대2 구도로 달라졌다.


14일 정부 당국과 주유소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마트내 주유소확대를 예정대로 추진하고 지자체와 주유소업계의 반대와 저지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발표한 '추석 민생 및 생활물가 안정대책'을 통해 주유소간 가격경쟁 활성화를 위해 당초 계획대로 대형마트 주유소 개설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마트 주유소 판매가격은 주변 주유소에 비해 L당 70~80원 정도 저렴하다. 정부는 현행 6개 대형마트 주유소를 연말까지 1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안정부 등 관계부처는 전담팀을 구성해 이날부터 지자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대형마트에 주유소 개설에 대해 주유서업계의 의견을 들어 일부 지자체들이 고시를 새로 재정하거나 행정절차를 지연하는 방법 등으로 간접 규제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석유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지자체의 특성을 고려해 주유소 등록요건을 규정해 고시할 수 있다. 실제로 울산 청주 전주 통영 거제 등 일부에서는 도시계획법과 교통영향평가제 등을 엄겨히 적용하거나 대형마트,백화점,학교 등과 50m이상 떨어져야 주유소 등록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은 "지자체에서 자체 조례를 통해 일부 규제하고 있으나 필요하다면 지자체장을 통해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석유사업법상의 근거 자체를 없애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허 차관은 특히 "주유소는 영세상인이 아니"라면서 "나름대로 규모도 있고 자본력도 있기 때문에 일반 영세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지경부는 지난 8월 27일 전국 20개 기초자치단체 담당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과도한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지자체와 지방 주유소업계는 마트 주유소는 결국 소비자들에 부담만 전가시킬 뿐이고 주유소 등록요건 고시도 합법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협회측은 "대형마트가 자영주유소들과 경쟁하는 순간까지는 소비자들이 경쟁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겠지만 자영주유소가 도태된 이후 마트주유소는 서비스차원이 아닌 수익차원의 경영을 하게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형마트와 주유소간 이격거리규정에 대해서도 "종합병원, 공동주택, 대형마트등이 다중집합시설물로 위험물취급주유소로부터 이격거리를 둠으로써 다중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유소 등록업무가 시ㆍ군ㆍ구청으로 위임된 지난 5월 이전에도 대구광역시, 제주도 등에서 고시로서 규정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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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자영주유소는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최소마진으로 생업을 영위해야만 한다" 며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정부가 외면한 채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주유소가 기름을 노마진 상품이나 매장의 미끼상품으로 취급ㆍ판매하는 주유소 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진정한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냐"고 따졌다.


이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 더욱 강력히 대형마트의 사업확장 저지를 위해 대응해 나갈 것이며 어떠한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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