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은행권 자본 확충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높여 2차 금융위기를 방지하겠다는 것 외에도 은행이 벌어들인 수익을 보너스 확대와 같은 엉뚱한 곳에 쓰지 못하게 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자본 확충 요구는 특히 ‘대마불사’ 문제를 일으킨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수익성 악화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반발도 적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은행 겨냥, 보너스 제한 효과도 =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오는 4~5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될 예정인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G20 및 이머징 국가들의 재무장관들에게 은행 자본 확충 규제와 관련된 백악관의 제안을 담은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WSJ은 구체적인 규제 방법은 여전히 논의 중이고 만약 채택된다하더라도 시행되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학계와 시장 차원에서만 논의되던 이 자본 확충 규제는 현재 재무부 금융 규제 개혁안의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하면서 금융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WSJ는 자본 확충 규제가 시행될 경우 금융권의 지형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며 그 파급력을 강조했다.


영국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데어 터너 영국 재정청장도 이날 “은행들은 벌어들인 수익을 자본을 강화하는데 써야지 배당금이나 보너스를 높이는데 써서는 안 된다”며 쓴소리를 했다.


구제금융 등 납세자들의 노력으로 안정을 되찾은 은행들이 돈을 보너스 인상에 사용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이라는 것을 전제로 “리스크가 높은 거래를 하는 은행들은 현재보다 5배 높은 자본 확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금융권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터너 청장은 또 “특히 덩치가 커서 금융권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업체들은 더 높은 자본 비중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G20서 합의 나올까 = 백악관은 이달 말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은행권 규제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합의는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G20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것과 별도로 세부적인 규제 사항을 세우는 것은 대단히 힘든 작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의 국제 기준을 세우는 데에도 몇 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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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확충 기준 설정은 은행들의 리스크 평가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것이 가능했다면 금융위기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본확충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은행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유럽, 아시아 은행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국 은행들보다 자본 비중이 낮아 새로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선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이 경우 비용 부담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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