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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선 개시.. "운명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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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에 정권교체가 확실시되는 일본의 제45회 중의원 선거가 시작됐다. 선거 당일인 30일 오전 7시부터 일본의 전국 약 5100개소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투표는 오후 8시에 마감되며 전국 약 2000개소의 개표소에서 즉시 개표 작업이 시작돼 자정 경에는 대세가 판명, 31일 새벽에는 소선거구 300, 비례대표 180의 총 480의석이 확정된다. 이번 선거에는 소선거구 1139명, 비례대표 235명의 총 1374명이 입후보했다.

◆민주당 반백년 염원 푼다
이번 중의원 선거는 '자민·공명 연립 정권의 지속이냐' '제1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 교체냐'에 최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대세가 기운 것이 사실이지만 중의원 선거에 의해 정권 교체가 일어난 예는 전후 두 차례밖에 없어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긴장감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야당이 중의원 선거를 통해 총리를 배출한 것은 1947년 가타야마(片山) 내각의 예가 있다. 당시 가타야마 데쓰(片山哲) 위원장 이끌던 야당인 사회당은 총 466의석 가운데 143의석을 획득해 제1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단독으로 중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 내각 구성에 난항을 겪다 총선으로부터 1개월여 지난 후에 사회·민주·국민협 3당이 연립해 내각을 출범시켰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총리를 배출하면 제1당의 교체에 의해 62년만에 이뤄지는 정권 교체가 되며, 동시에 자민당이 집권당에서 전락하면 1955년 결당 이래 첫 기록으로 남게 된다.

1993년 중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과반수에는 못 미쳤지만 제1당의 자리는 확보했다. 당시에는 비자민 8당·파가 연합해 제5당인 일본신당 대표였던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를 총리로 추대하면서 자민당은 결성 이후 처음으로 하야, 비자민의 연립정권이 탄생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비자민 정권이 출범할 경우 이는 16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집권이후 제1야당의 여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호소카와 총리는 정치자금 모금 과정을 둘러싸고 자민당이 집요하게 추궁하자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취임한지 불과 8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진 하네다 내각도 2개월만에 막을 내려 지난 55년간 자민당이 정권의 자리에 없었던 기간은 불과 10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320석만 확보해도 '정·권·교·체'

자민당의 의석은 공시 전 300석으로, 공명당의 31의석과 합친 여당 전체의 의석은 331의석. 일본 헌법 59조 규정에 의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는 정족수의 3분의 2(320)를 웃돈다.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이후 중의원에서는 여당이, 참의원에서는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해왔다. 이 때문에 자민당이 국정 운영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도양에서 해상 자위대의 급유 활동을 연장하기 위한 '신테러대책특별조치법안' 등 주요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은 이 3분의 2 이상의 힘이 컸다.

하지만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의석 3분의 2를 잃는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중의원 해산 후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면 신임을 계속받게 된다"며 사실상의 승패 라인을 과반수인 241의석으로 대폭 낮췄다.

반면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승패 라인에 대해 "야당과 협력해 과반수를 얻는 것"이라며 "민주·사민·국민신 3당의 합계가 241의석 이상이 되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가 야당 3당의 과반수 확보를 강조하는 것은 참의원에서 민주당이 과반수에 못미치고 있어 사민·국민신 양당과 연립하지 않으면 참의원에서 법안 통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배경에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중의원에서 321의석을 확보했을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민주당이 참의원에서 소수 여당이 되더라도 현재의 자민·공명 정권과 같이 중의원만으로도 법안 통과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전후 1당이 정족수의 3분의 2를 차지한 적은 없지만 사민·국민신 양당은 "정당 하나로 300의석 이상 확보하는 것은 비정상이다"며 "민주당은 사민당이나 국민신당과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며 민주당의 단독 승리를 견제했다.

◆투표율 높을수록 민주당 유리

지난번 중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67.51%(소선거구선)로 소선거구 비례 대표 병립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사상 최고였다.

자민당 내 우정 민영화 법안 반란파 37명을 몰아내고 이들을 겨냥, '자객 후보'를 내세운 화려한 '극장형 선거전'이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던 것. 특히 지명도 높은 여성 후보들을 대거 내세워 일반 유권자들에게 "파벌정치만 일삼던 자민당이 뭔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번 선거는 '정권교체'로 초점이 좁혀져 유권자의 관심이 유달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권자의 관심을 입증하듯 19~28일 부재자 투표 참여율은 전회의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6배 증가했다. 따라서 1990년 중의원 선거(73.31%) 이래 처음 70%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오르면 무당파의 지지를 얻은 정당이 크게 의석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무당파는 대세에 따라 떠돌이표를 얻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한편 투표 당일 투표율을 좌우하는 것은 날씨다. 특히 비가 내리면 투표율이 낮아진다. 야당이 승리한 1979년과 1993년은 비오는 곳이 많아 전회보다 5%포인트 이상 낮아졌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30일 일본은 구름낀 도쿄와 센다이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맑음'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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