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이틀째 엄숙하고 차분한 가운데 추도행렬 이어져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공식분향소에는 하루종일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차분하고 엄숙한 가운데 진행된 분향은 이날 오후 8시현재 6500여명(주최측 추산)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30~40분 정도 대기해야 조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 도착시간이 늦어져 1시간50분가량 늦게 설치됐다.
이에 따라 조문을 하기 위해 밤샘을 하면서 기다렸던 30여명의 시민들은 결국 공식분향소에서 조문을 하지 못하고 분향소 한켠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시작된 분향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한화갑 전 의원을 시작으로 민주당 당직자 및 각계 인사들의 조문으로 이어졌다.
◆분향소 주변 차분하고 엄숙
분향소 분위기는 하루 종일 큰 충돌없이 차분하고 엄숙하게 진행됐다.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좋아하던 노래 '그리운 금강산', '우리의 소원은 통일', '선구자' 등 추모곡이 분향소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엄숙해졌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조문객들 중에서는 분향소를 쉽게 떠나지 못하고 분향소 밖 한켠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따라 부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지언씨(50·사업)는 "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며 "어버이를 잃은 심정이 이와 같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 전대통령의 장례가 끝날때까지 분향소에 있을 예정이다. 가게는 며칠 동안 문을 닫을 예정"이라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유모차·외국인도 조문
섭씨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방정신(55·오류동)씨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늘은 문을 닫고 대통령님을 뵈러 왔다"며 "울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눈물이 자꾸 나온다"며 흐르는 눈물을 어쩔줄 몰라했다.
유모차를 끌고 조문을 온 가족도 있었다.
구정모(32·연신내)씨는 "김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평화와 통일을 주장하셨던 큰 분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이어 "휴가기간이라 아내와 딸을 데리고 왔다"며 "제 딸이 나중에 커서 김 전 대통령을 기억해 주기는 바라는 마음에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7명의 중학교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지연(14·목동중2)양은 "방학중이어서 친구 5명과 함께 김 전 대통령 할아버지께 인사하러 왔다"며 "어릴 때여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환하게 웃으시던 교과서 사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답했다.
조문을 하는 외국인의 모습도 보였다.
비제이(35·미국)씨는 "김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한국지사에 파견을 나와 있는 상황에서 그 분의 서거 소식을 듣고 당연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전국 분향소에 추모객 이어져
서울광장 분향소의 상주를 맡은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의 아버지와 같은 분으로 정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모든 분의 아버지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에는 서울광장을 비롯 23개 구청 청사 내에 분향소가 설치됐다.
이 밖에도 부산시는 시청광장과 부산역광장, 대구시는 2ㆍ28기념중앙공원, 인천시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 광주시는 옛 전남도청, 대전시는 시청 1층, 울산시는 종합체육관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경기도는 본청 1회의실과 2청 상황실, 강원도와 충북도는 도청 회의실, 충남도와 전북도, 경북도는 도청 강당, 전남도는 도청 윤선도홀, 경남도는 도청 광장, 제주도는 도청 대강당에 분향소를 차렸다.
특히 전남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은 목포역과 여수시청 광장, 신안 하의면 사무소 등 24곳에 분향소를 만들어 조문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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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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