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 사는 대학교 3학년 김 모씨(24세)는 방학동안 거의 매일 학교 도서관에 가지만 친구들은 오가며 만날 뿐 따로 만나거나 함께 공부하지는 않는다. 점심도 혼자 학교식당에서 해결한다.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 등의 일정에 맞추려면 여러명이 함께 만나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효율적이어서다.
서울 행당동에 사는 대학 3학년 이 모씨(여"22세)는 2주일간 러시아 연해주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토익"어학연수"인턴 등과 함께 해외봉사활동도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인식되면서 주변에는 대학 봉사단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학기 중보다 더 바쁜 방학기간을 보내고 있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반영한 신조어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을 대비해 만들어진 신조어는 대학생들의 방학 중 생활 패턴 변화를 그대로 읽을 수 있다.
김씨는 대표적인 '나홀로족'이다. 바쁜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로 교우관계를 맺기 어려운 학생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특히 방학이 되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부러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나홀로' 스케줄에 맞춰 취업준비 , 아르바이트, 공부 등을 혼자 해결하는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다. 방학 중 3~4명씩 모여 스터디를 하던 모습은 점차 줄어들었다.
'나홀로족'은 커피전문점에서 혼자 일을 하는 '코피스(coffee+office)족'이나 혼자 시간을 즐기는 '글루미(gloomy)족'으로 변형되기도 하며, 친목도모 보다는 자기계발에 전념해야 하는 치열한 대학가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 씨는 방학이라는 긴 휴식기간을 이용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어브로드(abroad)족'에 속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어학연수나 해외 인턴십, 학교에서 지원하는 교환학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외국의 문화와 학문을 접하고 돌아온다.
최근에는 의미 있는 방학을 보내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해외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인기다. 더욱이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봉사활동' 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해외봉사활동'을 지원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를 대변하는 신조어는 '알부자족' 이다. '알부자' 의 사전적 의미는 겉보다는 실속이 있는 부자라는 뜻이지만 '알부자족' 은 알바로 부족한 학자금을 대는 학생들을 나타내는 반어법. 방학 동안에는 명절연휴와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일반 급여의 1.5배에 해당하는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니는 '점오배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의 학점 교류가 일반화 되면서 나타난 신조어는 '학점쇼핑족' 과 '강의노마드족'. 계절 학기는 부족한 학점을 보충하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유명한 취업관련 특강이나 토익 특강과 같이 취업에 관련 된 수업을 듣기 위해 타 대학의 명 강의를 찾아 다니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말이다.
대학 간의 학점 교류와 취업관련 계절 학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가면서 대학들도 계절학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고영란 한성대 입학홍보처장은 "방학을 활용해 전문적인 실무 교육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365프로그램을 개설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해마다 학생들이 실제로 필요로하는 프로그램을 늘려가고 있으며, 내년까지 현재보다 약 3배 정도의 계절학기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취업난과 관련한 신조어로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 편입학을 거듭하는 '에스컬레이터족', 대학 졸업을 미루는 NG(No Graduation)족, 졸업하고도 오랫동안 취업을 하지 못한 '장미(장기미취업 졸업생)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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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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