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세피난국과 협력강화 추진
‘SK Energy Road Investment, SK Insurance Ltd., Water Pipeline Works Limited, Hyosung Power Holdings Co.’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대기업들이 ‘조세회피 혹은 절세’를 위해 세운 소위 ‘페이퍼컴퍼니들’이다. SK에너지는 케이만군도와 버뮤다에 각각 765억4200만원, 489억4100만원의 자산규모인 SK에너지로드인베스트먼트와 SK인슈런스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을 72억800만원과 18억5100만원을 올렸지만 조세 피난국의 혜택 덕에 국내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효성도 변압기 제조 중국현지법인의 지주회사를 케이만 군도에 설립해 세금을 감면받고 있고, 같은 이유로 금호아시아나도 계열사인 대한통운을 통해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절세를 목적으로 ‘조세피난’국에 법인 설립을 선호하면서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제침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진행된 종합부동산세·법인세·소득세 감세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완화 등으로 세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세원관리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특히 올해 조세 피난국에 대한 기업들의 직접투자(법인설립)가 대폭 늘어났지만 해당 기업의 세무정보에 대해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대응방안에 나선 것이다.
조세피난처란 법인세·소득세에 대해 전혀 원천징수를 하지 않거나, 과세를 하더라도 아주 낮은 세금을 적용하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한마디로 세제상의 특혜를 부여하기 때문에 ‘세금천국(Tax Haven)’이란 표현을 쓴다.
조세피난국도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완전무세인 ‘세금낙원(Tax Paradise)’, 낮은 세금을 물리는 ‘제세피난처(Low Tax Haven)’, 특정 법인이나 사업소득에 대해 면세인 ‘세금휴양소(Tax Resort)’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조세피난 지역으로 국외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세금피난처(Tax Shelter)’도 있다.
사실 조세 피난국에 대한 제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프랑스 등 서방 선진 국가들이 더 앞장서고 있는 추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얼마 전 케이만 군도의 5층 빌딩에 들어선 기업 1만8857개라며 실직적 사업은 미국에서 하면서 페이퍼컴퍼니만 조세회피지역에 두는 것은 탈세와 마찬가지라며 강력한 규제를 촉구한 바도 있다.
이에 따라 G20정상회의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도 회원국들이 조세피난처의 기업과 거래하는 자국 기업에 대해 법인세 공제혜택을 주지 않기로 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도 조세피난국에 대한 조세협력강화에 나설 참이다. 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버뮤다, 케이만 군도,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국과 세무정보교환현정을 위한 실무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 국가들과 이메일을 통해 상당 부분 합의를 도출했고, 세무정보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데는 의견이 모아져 이르면 연말에 조피난 국들과의 세무정보교환협정이 맺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들 국가 외에도 영국해협에 위치한 건지, 지브롤터 등의 국가에서 먼저 정보교환협정을 맺자고 연락이 온 곳도 있다. 이는 OECD에서 조세피난국들 스스로 회원국과의 정보교환협정을 의무적으로 맺지 않을 경우 제제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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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협정을 맺을 경우, 개인과 기업의 신분정보에서 소득계좌, 금융기관과의 거래 정보 등 세세한 세무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일부 비자금 관리에 애용됐던 조세 피난국의 페이퍼컴퍼니가 상당수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재정부와 별도로 국세청은 해외조세회피 및 탈세하는 개인 기업들에 대한 정보 수집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 국세조사 관계자는 “해외탈루소득 신고센터에 문의전화가 예상보다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세무조사에 앞서 현재 제보 자료를 수집 및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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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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