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끌기 전술", "합의를 빙자한 날치기 의도"


민주당이 전격 국회 등원 의사를 밝혔지만 여야 정치권의 상호 불신은 요지부동인 것 같다.

민주당의 등원을 촉구해온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막상 등원을 결정하자 "무슨 꿍꿍이로 지금 등원하겠다는 것이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처리 시한 날짜를 지정하고,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시사하자 민주당이 부랴부랴 저지를 위한 등원에 나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상임위가 가동하면 김의장이 직권상정하기보다는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라고 종용할 터인데 민주당은 이 틈을 노린 게 아니냐고 한나라당은 의구심을 떨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신문의 보도방송 진출제한을 골자로 한 미디어법 대안을 내놓자 그간 품었던 의구심을 확신으로 굳히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 대해 이런 평가를 할 바에는 뭐하러 등원하라고 촉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도 어정쩡하기는 마차나 가지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안의 상임위 논의를 시기적으로 못박자 울며 겨자먹기로 등원에 나선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의 등원 시점에 직권상정을 운운하는 것은 결국 김 의장이 한나라당 편을 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고 비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등원이 합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무대를 장내로 옮긴 것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로가 비난하고 있지만 여야는 모두 협상은 포기한채 법안 강행 처리와 결사저지의 명분 쌓기에 골몰하고 있을 뿐이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이 현재 국회가 직면한 모든 문제의 근본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말로만 협상을 외쳤지 거대 여당과 제1야당의 '임무'는 잊은 지 오래다.

AD

진정성 없이 보여주기 위한 협상의 결과는 국회의장실만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것으로 나타날것이 뻔하다.


어렵게 국회 정상화의 단초를 마련한 만큼 불신을 거두고 협상을 하며 싸워야 한다.
대정부질문을 해도,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을 해도 상임위에서 논의는 가능하다.
불신에 바탕을 둔 협상포기는 싸움판 국회보다 더 나쁘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