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업자 첨단 장비개발에 USGAㆍR&A '제재의 칼'

 감나무를 깍아만든 퍼시몬 드라이버. 현대골프용품은 메탈과 티타늄 등 신소재의 출현과 함께 첨단과학이 동원돼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감나무를 깍아만든 퍼시몬 드라이버. 현대골프용품은 메탈과 티타늄 등 신소재의 출현과 함께 첨단과학이 동원돼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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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vs 혁신'.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1일(한국시간) 골프용품업체와 선수들의 유예기간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이언과 웨지의 그루브에 제한을 두는 규정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루브는 페이스에 파인 홈으로 볼에 백스핀을 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8월 전세계 골프룰을 관장하고 있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협회(R&A)의 개정안을 재확인한 것이다.

PGA투어의 이번 조치로 선수들은 앞으로 티 샷의 정확성부터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개발한 U자형과 직각형태의 그루브 등이 장착된 첨단 장비들이 출시되면서 선수들은 사실 러프에서도 그린을 직접 노리는 등 '장비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USGA와 R&A 가 페어웨이 안착 여부와 상관없이 그린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드디어 '제재의 칼'을 든 셈이다.


이번 개정안은 그러나 단순히 그루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통론자들과 혁신론자들의 끝없는 맞대결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부분이라는 이야기다. 전통론자들은 골프는 대자연과의 싸움이라는 반면 혁신론자들은 장비를 최대한 발달시켜 어떻게 하면 쉽게 타수를 줄일까에 대해서 골몰한다.

대표적인 전통론 진영에는 USGA와 R&A 외에도 잭 니클로스와 아널드 파머(이상 미국), 그리고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등이 있다. 혁신론 진영에는 USGA와 이미 오래 전부터 마찰을 빚어왔던 칼스텐 솔하임 핑 회장을 비롯한 각 용품업계와 젊은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그루브 개정안 이전에도 드라이버 반발계수를 놓고 한바탕 설전을 빚었다. 2002년 캘러웨이가 반발계수가 0.860인 ERCⅡ 드라이버를 출시하자 골프용품업계는 곧바로 '고반발' 드라이버가 봇물을 이뤘고, 선수들은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가볍게 날렸다. USGA와 R&A는 그러자 2004년부터 곧바로 반발계수를 0.830 이하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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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론자들은 앞으로는 볼의 성능을 제한하는 규정까지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SGA는 실제 2005년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 나이키 등 35개 골프용품 제조업체에 서한을 보내 기존 제품보다 비거리가 최대 25야드 짧은 시제품 볼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 이에대해 골프용품업계는 USGA가 볼 성능을 제한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벌이는 연구의 일환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혁신론자들을 무조건 비판할 수도 없다. 가운데가 불룩한 '벌저 페이스'를 처음 만든 헨리 램과 봅 심슨, 샌드웨지를 개발해 벙커 샷을 손쉽게 만든 진 사라센, 메탈우드로 클럽의 대량생산 시대를 연 게리 아담스, 캐비티백 아이언을 개발한 솔하임 등이 없었다면 현대골프가 발전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때로는 전통이 이기고, 때로는 혁신이 승리하면서 골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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