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2일 취임 1년 2개월 만에 사퇴하는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이 영진위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존경하는 영화인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1년 전 여러분의 과분한 기대 속에 취임한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직을 오늘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영진위가 기획재정부의 2008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보도에 대해 "영화진흥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위원장으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들 수 없는 자책감과 죄송함을 느낀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강한섭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취임했으나 노조와의 불협화음과 기획재정부의 해임 건의 등으로 궁지에 몰리다 2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표 수리로 사임이 최종 결정됐다.
지난 6월 1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8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영화진흥위원회는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으며, 기획재정부는 강 위원장의 해임을 건의했다
강 위원장은 영진위 게시글에서 "지금 한국 영화산업이 제작과 흥행의 새로운 선순환 모델을 찾아 한국영화의 재도약을 이루는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그 증거로 한국영화 점유율이 상승하고 해외 주요 영화제 수상 소식도 계속되고 있으며 투자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 등을 열거했다.
그는 "그래서 작금의 상황이 믿어지지 않고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영화산업이 다시 침체되고 영화계의 뿌리 깊은 세대와 이념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강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저는 영진위 사태에 대해 모든 것을 책임지고 떠난다. 영진위는 앞으로 철저하게 반성하고 환골탈태할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유인촌 장관에 따르면 후임 위원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영진위는 당분간 심상민 부위원장이 업무를 대행한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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