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기름값 최대 절반 지원...韓 차량 가격은 올려
미국 시장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차가 이번에는 유류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놨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여름철 비수기를 극복하고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시킬 획기적 마케팅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한국서는 차 판매 가격을 오히려 올려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서 7~8월에 현대차를 구입 또는 리스 대여하는 고객에게 1년간 최대 1만2000마일 주행거리 내에서 일반 휘발유를 갤런당 1.49달러에 주유할 수 있는 카드를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현재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64달러 수준으로 올 여름 일부 지역에서는 3달러 안팎으로 오를 전망이어서 적잖은 반향이 예상된다.
현대차의 파격적인 미국시장 프로모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 1월부터 신차를 구입한 고객이 1년 이내 실직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차량을 운행하기 어렵게 될 경우 이 차를 되사주는 전대미문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3개월 내 재취직 등으로 다시 차량이 필요해질 경우에는 리스나 할부금리를 대신 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었다.
현대차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미국 내 자동차 마케팅 분야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 딜러 오토네이션이 현대차의 뒤를 따라 고객이 실직시 최장 6개월까지 차 할부금을 대납해주는 '지불보호(Payment Protection)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정도다. 실제로 이런 마케팅을 통해 올 들어 전반적인 미국 차 시장 축소 속에서도 현대차는 누적 판매 점유율을 6월 중순 현재 7.3%(뉴욕 타임즈 집계)까지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닛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현대차의 파격적인 미국 시장 마케팅이 달갑지만은 않다. 미국서는 연일 고객 혜택을 확대하고 있으나 한국서 판매되는 차량 가격은 오히려 인상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최근 내놓은 2010년형 아반떼의 엔트리급 모델인 'E16 밸류' 등급의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1337만원. 기존 모델의 동일 등급 가격은 1276만원이었다. 약 60여만원 오른 셈이다. 현대차는 "자동 틸팅 헤드레스트가 기본 적용되는 등 옵션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에는 2.5세대 에어백을 적용하는데 비해 내수용은 아직도 1.5세대 에어백을 적용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미국서는 기본인 조수석 에어백도 국내 판매 모델에는 장착하지 않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미국서 대대적으로 벌이는 마케팅을 반가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서도 유류비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차량 가격 인하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서는 이 혜택을 주유시마다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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