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eFM 김남일 부장 인터뷰

지난 4월 초, 여행차 한국을 방문한 20대 독일인 한 명이 여장도 풀지 않은 채 서울 중구 tbs방송국 'eFM' 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했다. 입국 직후 eFM 방송을 통해 생생한 한국 정보를 얻은 데 대한 감사 표시였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방문에 놀란 eFM 김남일 편성ㆍ제작부장은 곧이어 더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이 외국인이 '무급 인턴' 자격으로 일을 시켜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김 부장은 요청을 받아줬고, 파란 눈의 여행자는 약 한 달 동안 자기가 느낀 한국 인상을 일주일에 한 두 번 꼴로 방송에서 직접 얘기했다.

2008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eFM(FM 101.3Mhz)은 tbs가 야심차게 마련한 외국인 중심 영어 라디오 방송이다. 한국인 대상 '영어학습'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방송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 부장은 19일 "우리 방송은 철저하게 국내 거주 외국인에 포커스를 맞춘 '오리지널' 영어 방송"이라면서 "제작할 때 오로지 외국인 만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만'이라니 의아했다. 김 부장은 이에 대해 "eFM은 외국인 입장에서, 그들이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송"이라면서 "따라서 진행자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인이고, 발음이나 표현도 '오리지널'에 가깝게 구사해 외국인과의 공감대를 넓혀간다"고 전했다.
 
그는 또 "eFM은 아침 시간대에 외국인을 위한 시사 프로그램도 방송 하는데, 기존 영어방송에서 잘 다루지 않던 국내 정치 얘기도 외국인 입장에서 설명하고 분석한다"면서 "한국인이 외국에 살 때 '오리지널' 한국어로 그 나라 얘기를 상세하게 해주는 방송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부연했다. '독일 청년과의 인연'도 이같은 노력의 성과다.
 
'오리지널' 영어라면 한국인이 듣기엔 다소 거북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점은 도리어 더 많은 한국 청취자를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 김 부장의 설명은 이렇다.
 
"영어 말하기와 듣기를 집중적으로, 혹은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사람들은 '친절한' 영어 보단 현지 느낌에 가까운 영어를 접하기 원한다. eFM은 이런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예상과 달리 많은 한국인 청취자도 확보 해가는 중이다"
 
eFM은 지난 달 '외국인을 위한 미니월드컵' 이벤트를 열었다. 당시 행사에는 프랑스ㆍ우즈벡ㆍ멕시코ㆍ미국ㆍ브라질 등 8개국 외국인들이 참여했다. 다문화 가정들을 위한 배려였다. eFM은 앞으로도 이같은 이벤트를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
 
"'외국인 중심'을 지향하는 우리 방송은 단순히 '오리지널 영어방송'을 만드는 일 뿐 아니라 다문화 사회 속 미디어의 역할까지도 고민한다"는 김 부장은 "그런데 지난 달 축구 대회에서도 브라질이 우승 하더라"며 웃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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