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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日 부채 딜레마..'藥이 毒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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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해오던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주요국들이 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와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 부채가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부채 축소에 나섰다가 경기부양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3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채권왕' 빌 그로스,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 자문위원회 의장은 일제히 미 정부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예산위원회 증언에 앞서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미 의회와 행정부에 대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재정의 건전성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의 안정은 물론 견실한 경제성장도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동안 미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과 극심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데 역점을 둔 지출로 올해 재정적자가 1조8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미 GDP의 13%에 해당되는 규모이자 지난해 재정적자의 4배 수준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도 같은 날 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치솟는 재정적자가 우려된다"며 "이를 우려하는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들이 머지않아 달러화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그 전에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 자산을 분산하라"고 조언했다.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 자문위원회 의장도 이날 브루클린 로스쿨 연설에서 "미국은 지금까지 능력 이상의 지출을 해왔다"면서 "미국은 현재 상상조차 안 되는 재정적자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의 부채 급증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세계 경제 위기의 새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영국의 재정적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영국 싱크탱크인 폴리시 익스체인지는 보고서를 통해 차기 정부에 대해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심각한 재정적자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지출을 나중에 삭감하는 것보다 늘리지 않는 것이 더 쉽다"며 "그것이 가능하다면 2009, 2010 회계연도에 216억 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S&P는 영국의 국가 부채가 GDP의 100%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 같은 수준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을 이유로 들었다. 또 내년 출범하는 차기 정부가 국가채무를 낮출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올해 재정적자는 1750억 파운드, GDP 대비 63.6%에 이를 전망이다.

대미·대유럽 수출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도 재정적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가 816조엔, GDP 대비 168%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고 정부 전략을 수정키로 했다.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부 시절, 오는 2011년까지 재정흑자화 목표를 달성키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화한 불황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실시키로 하면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진 것이다.

따라서 재정을 흑자화하려던 당초 목표를 부채줄이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재무·금융·경제재정상은 "현재 상황에선 2011년까지 흑자화 목표 달성은 어렵다"며 "흑자로 돌아서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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