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만기일이었던 전날 코스피 지수는 -2%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탓에 국내 증시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일시에 쏟아졌고 주가 상승을 견인해 온 외국인마저 이틀째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를 급랭시켰다. 옵션 만기를 맞아 적극적인 매수가 어려운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도 시장에 출회되면서 지수 하락에 한 몫을 담당했다.

15일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수 반등을 이끌 만한 모멘텀마저 없는 상황에 주목하면서 소폭의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경우엔 조정을 계기로 기존 주도주를 편입하는 기회로 삼거나 잠시 관망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다만 추가 반등이 이뤄질 경우엔 급등했던 종목의 이익 실현 혹은 비중 축소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강세장에서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좋다는 일각의 견해도 나왔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 = 예상과 같이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로 조정 국면이 나타난다면 이번 조정을 기존 주도주를 편입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투자포커스 5월11일자에서 밝힌 바와 같이 경기 저점(1998년 8월, 2001년 7월, 2005년 4월) 이후 6개월간의 업종별 평균 상승률을 살펴보면 증권, 은행 등 금융업종과 건설업종 그리고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실제로 2월 이후 최근까지의 상승률도 은행, 건설, 증권 순으로 나타나 기존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코스피 지수가 고점(종가기준)을 기록한 5월11일 이후 업종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그동안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에서 하락률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수의 추가 상승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데 이번 조정은 그동안 높은 상승률 탓에 매수의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들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 지수 반등을 이끌 새로운 모멘텀이나 반등의 계기가 돼 줄 만한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대외 경제지표 악화가 조정의 빌미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 보았듯이 경제지표 악화를 새로운 돌발 악재의 출현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기존 주도주였던 IT와 자동차주는 경쟁국 기업 대비 견조한 이익 개선이 예상되고 가격 부담을 해소해 나가면서 다시 한 번 시장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키워 가고 있다. 이 같은 물밑 변화에 주목한다면 최근 잠시 쉬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시장을 나쁘게만 해석할 필요는 없겠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그동안 언급해 온대로 조정폭은 5~10%선 이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추세 변화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기 급등 이후의 지수 조정 과정에서 종목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인의 연속적인 매도세가 단기적으로 좀 더 진행될 경우 일시적인 수급공백이 종목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전일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과 옵션만기 효과에 따른 급락분을 메우는 차원에서 반등세가 전개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단기적으로는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일부 급등했던 종목의 이익 실현 내지 비중 축소 전략으로 추가적인 조정과 종목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2분기까지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의 흐름이 우상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을 재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주식시장과 환율, 상품가격 동향 등을 좀 더 살펴보고 시기를 저울질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 3월 이후 글로벌 증시가 글로벌 신용위험 완화와 매크로 지표 개선과 함께 상승세를 보였지만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의 개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미 증시를 포함한 주요 증시는 조정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모습이다.

최근 중국 수출 둔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전 세계 소비의 25%를 차지하는 미 소비 부분의 개선없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빠른 경기 회복의 가능성은 좀 더 확인해야 할 부문이 많은 상황.

3~4월 중 매크로 지표의 개선과 함께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1분기 어닝시즌도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모멘텀 부재에 따른 기간 조정과 가격 조정이 동시에 수반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기적인 시각에서는 원ㆍ달러 환율 반등에 따라 선(先)조정을 받은 IT업종의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지켜낼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주요 증시가 단기 고점을 확인한 상황에서 반등 시 주식 비중 축소 대응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 강세장에서는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코스피가 불과 두 달 사이에 40% 이상 급등했고 코스닥의 신고가 랠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관론자들은 여전히 시장이 바닥을 잡았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물론 향후 경기 회복이 어떤 패턴을 그릴지는 불확실하다. 일반적인 전망처럼 U 자가 될 수도 있고 L,W,N,V 아니면 나이키 커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현재 시장이 예상을 넘어선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기저효과(Base Effect)를 넘어선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되고 있다.

특히 현재 시장은 넘치는 유동성으로 자산가격의 상승의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이 서민 경제에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는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변화에 주목한다. 이는 우리가 시장을 좋게 보는 이유이며 지금 주식시장을 떠나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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