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낙폭 과대 및 무역수지 악화 우려감↑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바라보게 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에는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무역수지 흑자 규모 감소는 물론 과도한 낙폭에 따른 정부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250원선을 깨고 1247.0원을 기록하면서 7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200원대를 바라보면서 슬슬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지난 3월 1597.00원으로 1600원대에 환율이 육박했을 때 이후 당국 개입은 지난달 잠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1300원대 박스권의 밑이 뚫리면서 다시금 개입 가능성이 시장참가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환율 1200원선은 어떻게 봐야 할까? 세계 경기가 회복 기대감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무턱대고 환율 하락만을 반길수만은 없는 일이다.

무역, 경상 수지 흑자 행진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견조한 '수출의 힘'도 불안한 시선을 받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화 가치 강세가 오히려 무역경상 수지 흑자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원종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달러 약세로 인한 악화가능성과 함께 엔화 약세가 가중되면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 무역수지가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속도 적응 문제도 있으며 환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올들어 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던 미국 스트레스테스트 발표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면서 대형재료가 하나 지나갔다. 그동안 조금씩 노출되는 재료를 선반영해오던 외환시장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그러나 결과 발표만으로 안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미국 금융기관들의 모기지 부문 예상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후순위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제 2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자본 확충 필요가 있다고 지적받은 은행들의 증자 방안이 구축될 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원·달러 1200원선에 대한 우려는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감도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말 36.45달러에서 올해 4월말 50.06달러, 8일 56.86달러까지 급등했다.

원종현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으로 수출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걱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무역 수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무역 및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가치 하락으로 원유의 상대적 가치가 높아질 경우 투기성 자금이 원유로 몰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근접해서는 어느 정도 속도 조절과 더불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이 지난달 28일 1356.8원의 종가에서 이날 1247.00원까지 하락하는 동안 무려 100원 이상 하락해 단기낙폭이 컸다는 점도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외국인 주식 자금이 조금씩 외환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고 기조가 원화 강세쪽으로 가고 있어 1200원선에 빠르게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1200원선 밑은 불안하다는 시각이 있고 국내 펀더멘털에 맞지 않는 왜곡된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의 경우 타 아시아통화와 달리 실수요에 비해 많이 팔거나 사는 식의 오버슈팅이 많다"며 "역외 역시 매도와 더불어 차익실현도 하고 있는 만큼 하락기조에 속도 조절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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