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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시장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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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체제
찰스 린드블롬 지음/한상석 옮김/후마니타스 펴냄/1만5000원

시장체제는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방식임이 분명하다. 시장 사회에 빈곤으로 허덕이는 계층이 많지만, 일반 대중들이 가장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는 곳은 시장 사회뿐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든 목표는 경제 살리기, 순수한 시장경제의 회복과 작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회를 조율하고 보호하기 위해 시장체제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시장체제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가 활용되고 있는 형국이다.

새책 '시장체제'는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위해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시장주의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그야말로 불경스럽기 짝이 없다. 시장체제란 인간이 관습과 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피조물이며 시장체제에 어떤 범위와 역할을 맡길 것인지는 사회가 결정할 일이라는 지은이의 관점은 시장 근본주의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부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은 반시장주의적 급진파나 시장체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혁명주의자들에게도 매우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시장체제의 장점을 단호하게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경제체제를 만든다하더라도 그것은 시장체제나 그 유사한 어떤 것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놀라운 성취에 대해 누구보다 더 강렬하게 찬사를 보냈지만 자본주의를 넘어선 혁명적 대안을 추구했던 마르크스와 달리, 지은이는 시장체제의 장점을 인간과 사회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의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은이가 일관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체제를 만든 것도 인간이고 시장체제를 움직이는 것도 인간이라는 것이다. 시장체제냐 아니냐의 투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이냐를 둘러싼 투쟁이다.

이를 통해 좀 더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선택을 확대해 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런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시장체제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말한다.

물속에 사는 물고기는 물을 의식하지 못하고 우리는 대기를 의식하지 못한다. 이미 상식처럼 믿고 있는 명제들도 새삼 왜 그런일이 일어나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책은 말한다.

지은이는 시장체제의 경계를 이해하려면 시장체제는 경제라는 이름의 특정 활동으로 국한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체제의 범위는 경제활동이 의미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다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미국 예일대학 정치학 교수인 지은이는 경제학을 가장 잘 아는 정치학자이다. 미국의 학계에서조차 매우 드물게 정치학과 경제학구 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80세를 훌쩍 넘겨 이 책을 썼다. 지금까지의 평생 연구를 총결산하는 한편, 전문 용어와 경제학 이론 혹은 수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한 자신의 생각을 일상어로 표현해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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