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 활성화에 전봇대라고 생각됐던 많은 규제들을 제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당사자인 금융회사의 대외 자금조달능력이나 지급능력을 확충해 주기 위해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주거나 자본확충펀드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발표된 각종 경기부양정책이 입법과정을 거쳐 실행단계에 이르면 실물경기도 움직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간 발표됐던 각종 규제완화정책을 어물쩍 넘기면 안될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금융회사도 당초 발표했던 임직원의 급여 삭감이나 일자리나누기 약속을 흐지부지 하면 안될까 하는 유혹의 손길이 뻗힐 법하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중심에는 금융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와 연관돼 있는 조직이나 그 구성원들은 외부 여건이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는 소를 잃어 버리지 않기 위해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우선적으로 고쳐야 될 깨어진 유리창은 무엇인가. 이번 금융위기는 금융회사의 단기 업적주의에 크게 기인했다는 사실이다. 그간 우리는 내일 발생할지도 모르는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이나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기보다 당장 내 코앞에 닥친 실적과 임기연장이라는 고개를 넘기 위해 고객으로 하여금 예금이나 적금을 해약하고 펀드나 변액보험에 가입하도록 권유했던 은행원들의 행태를 너무도 쉽게 이해해 주었던 것이 아닌가.
금융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종사자들이 오늘에 충실하면서 내일을 대비하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
성과보상체계도 획기적으로 개편돼야 한다. 금융위기는 사람에 의해 발생했고 사람에 의해 해결된다. 이번 기회에 금융회사에서는 금융인재양성을 위해 두팔을 걷어 부쳐야 한다. 대부분 금융회사의 급여는 호봉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보니 특별한 역할이나 실적이 없으면서도 근무년수가 길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허다하다. 꼭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해결하고 금융회사 자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행 급여체계를 업무중심의 직무급으로 확실하게 전환하고, 성과급의 비중을 높이되 성과급의 평가기간을 1년 이상으로 장기화해야한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채용방식을 다양화하는 노력도 기울여야한다. 현대사회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감안해 경영진 구성에 있어 내부 출신이나 대주주 이해관계인만을 선호하는 순혈주의 내지 편협주의 보다는 과감하게 문호를 개방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임원을 선임하는 풍토가 일반화돼야 한다.
금융회사 스스로 신용평가능력 제고를 위한 힘도 모아야 한다. 신용평가회사의 평가결과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지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평가하고 이를 활용해 채권을 구입하거나 신용을 공여하는 성숙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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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현재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회사는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을(乙)의 입장에 있는 기업이나 가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금운용 및 수출입거래에 따른 이자나 수수료 등 각종 부담을 인하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자금난이 일시적인 경우라고 판단되면 신속하고 충분하게 자금을 지원하되, 우선주 등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받아 기업도 살리고 경영진의 모럴헤저드도 방지하며 자금관리의 효율성도 제고하는 일타삼매의 성과를 거두는 혜안을 발휘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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