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취시중)가 16일 전체회의에서 KT-KTF 합병 인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전체회의에서 KT-KTF 합병 승인 여부와 최종적인 인가 조건이 결정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16일 오후 3시부터 최시중 위원장과 4명의 상임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KT-KTF 합병 조건을 놓고 3시간 이상 격론을 벌였다.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와이브로 활성화 ▲광대역통합망(BcN) 통합 계획 ▲필수설비 공동활용 활성화 ▲번호이동 ▲개인정보보호 ▲인터넷 콘텐츠 활성화(망개방)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T의 필수설비 분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필수설비'란 통신 케이블 설치를 위해 필요한 전봇대와 관로 등을 가리키는 말로, 비 KT진영은 KT가 보유한 필수설비의 분리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방통위는 필수설비의 분리보다는 공동 활용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실효성 측면에서 필수설비 공동활용 방안을 합병 인가 조건에 포함하느냐, 아니면 제도 개선 사안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 안팎에서는 공동활용 방안을 합병 인가 조건에 포함하자는 안이 소수에 그쳐 결국 제도 개선 쪽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투자 확대도 쟁점사안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일부 위원은 2008년 2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당시 하나로텔레콤)를 인수할 때 공익적 사업 투자 확대를 인수 조건으로 내걸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KT-KTF 합병 인가를 조건으로 와이브로와 인터넷TV(IPTV)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명시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도높게 개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기 방통위 상임위원은 지난 11일 업계 청문회에서 이석채 KT 사장에게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해나갈 것이냐"고 질문하는 등 KT의 공익적 사업 투자 확대를 합병과 연계하려는 '의중'을 은연중 드러내기도 했다. 이석채 사장은 이에 대해 "사장으로서 투자 확대를 약속하고 지키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함으로써 와이브로사업의 활성화 대책이 인가 조건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또한 시내전화 번호이동과 개인정보보호, 인터넷 콘텐츠 활성화 등도 인가 조건에 포함될 지 주목된다.
 
방통위는 18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나머지 쟁점 사안들도 엄밀하게 검토,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상임위원들이 100페이지가 넘는 합병보고서를 꼼꼼히 체크하면서 인가 조건을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18일 전체회의에서 결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업계는 방통위가 KT-KTF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구체적인 인가조건이 어떻게 결정될지에 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KT노조는 이날 "KT-KTF 합병은 유무선 컨버전스 시대의 필수불가결한 요구"라며 방통위의 조건 없는 합병 승인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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