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 '해외 암행' 300회 넘어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해외 출장 시 무작위로 방문한 현지 가정이 벌써 300곳을 넘어섰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남 부회장이 지난 2007년 취임 후 2년동안 방문한 해외 고객의 가정이 300곳 이상이다. 남 부회장은 한 해 평균 70여개 나라를 방문하고, 현지에서 반드시 2~3곳의 가정집을 들러 약 2시간동안 집주인의 전자제품 기호 뿐 아니라 실내 구조, 현지 문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면담을 진행한다.

남 부회장은 지난 달 남아공, 두바이 등 5개 해외시장을 돌았을 때에도 어김없이 가정집과 전자제품 매장을 몸소찾는 '암행'을 펼쳤다. 가정집을 방문해 LG전자 제품을 발견했을 때에는 어떻게 구매하게 됐는지, 구매 결정은 누가 했는지 등의 질문을 던진 후 답변을 꼼꼼하게 받아적는다.
　
남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 2007년 취임 이후 해외출장시 ▲ 현지 가정 방문 ▲ 매장 방문 ▲ 현지법인 직원과의 대화 ▲ 법인전략 검토 ▲ 조직개발 계획 검토 등 5가지 업무를 반드시 처리해야할 필수 업무로 규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른바 '5필(必) 경영' 원칙이다.
　
특히 가정·매장 방문의 경우 형식적 '의전 행사'로 치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문 대상 선정 과정에서 LG전자 본사나 현지 법인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거의 무작위로 뽑힌 곳에서 남 부회장은 "왜 LG전자 제품을 선택하지 않았나","LG전자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등 뼈 아픈 질문과 답변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좋은 상품이 나오려면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통찰)가 필요하다는 경영 철학에 따른 것으로, 경영진의 가정집 방문 일정은 현지 법인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