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권이 C등급 건설사에 대한 건설사업 계약 보증발급에 적극 협조하기로 함에 따라 해당 건설사들이 한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건설사들은 정부의 약속으로 일단 보증기관의 보증 거부로 차질을 빚게 됐던 사업들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규수주 사업의 경우 사업성 여부를 평가한 뒤 결정키로 해 여전히 해당 건설사들은 속이 타고 있다.
정부는 4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건설사 등 워크아웃 추진기업 애로 해소방안 강구 대책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해외건설 계약 보증서 발급 협조 △건설사 브리지론 보증서 발급 △임대보증금 및 하자보수 보증서 발급 △신속한 워크아웃 절차 진행 등이다.
◇"신규수주사업 더 어려워진다"
해외건설 계약에 대한 보증서 발급의 경우 건설산업 대외신인도 등을 고려해 해외수출은행과 해외수출보증이 보증서 발급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 수주시 채권금융기관 등이 사업성 여부를 염격히 평가해 지원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을 수주만 해 놓고 보증 등이 이뤄지지 않아공사 착수를 못하고 있는 사업의 경우 사실상 접어야 할 형편에 놓였다. 금융권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판에 보증과 PF가 어려운 사업에 대한 보증을 쉽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용 등급 담보 안돼 실효성 의문
더구나 이번 대책에는 신용평가사들이 해당 건설사 등급을 하향조정하려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는 이래저래 더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건설사 한 관계자는 "쟁점현안인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해 정부측의 답변이 없어 사실상 이번 방안은 무용지물"이라며 "신용등급 하락시 입찰경쟁에서 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C등급 건설사의 워크아웃이 결정되면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외환위기 때 선례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의 해당 조항을 통해 이들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임대보증의 경우도 이번 방안에는 보증서 발급을 조기에 허용하기로 하고 하자보수 보증서 발급시에도 담보비율을 현행 100%에서 신용도에 따라 10~50%로 인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재무구조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워크아웃 기업 입장에서 담보 제공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게 이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건설사 관계자는 "대한주택보증에서 임대보증금 및 하자보수 보증서 발급을 거부하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밝혔다.
◇"실사기간 단축 부실실사 우려"
실사 시간이 단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건설업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지만 실제 금융권이 이를 따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워크아웃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채권단의 실사 기간을 단축키로 했다. 워크아웃 절차 개시 후 경영정상화계획 약정 체결까지 최장 3~4개월이 걸리는데 조속한 협의를 통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계획대로 실사기간이 줄어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한 기업의 청산가치 대비 회생가치를 결정하는 기간이 줄어들면 불가항력적으로 부실실사가 이뤄지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실제 이어질 수 있다면 최장 3~4개월이 소요되는 실사 기간을 줄일 수 있게 돼 긴급자금 지원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 의도대로 금융권이 따라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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