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상등이 커지지 않고 있다.
올해 집권 2기를 맞는 이 대통령은 지난 한해 시행착오와 혼선을 반성하고 힘찬 새 출발을 다짐해왔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9년은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해다. 올해 국정운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내년 이후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이 대통령은 이 때문에 정부 각 부처 업무보고를 지난 연말 모두 마무리한 것은 물론 새해 국정연설에서 비상경제정부를 선언했다. 또한 집권 2기 성공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여권 전반의 인적쇄신의 일환으로 1.19 개각도 끝냈다.
하지만 크고작은 악재가 여전히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설 연휴 이후에도 쉽지 않은 정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에서의 철거민 참사와 관련,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
설 연휴 이전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조차 경질요구가 거셌다. 특히 민주당은 김석기 청장 내정자는 물론 신임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도 촉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이를 일축해왔다.
또한 삐걱거리는 당청관계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당청이 손을 잡고 위기를 극복해야 하지만 주요 현안과 관련, 갈등은 여전하다. 특히 1.19 개각에서 정치인 입각이 배제되면서 한나라당의 밑바닥 기류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여전히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여권 주변의 정치환경 역시 그다지 좋지 않다. 4월 재보선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설 등과 관련, 고질적인 계파갈등을 폭발시킬 수 있는 불씨가 여전히 잠복해있는 것.
특히 경주지역 재보선과 관련,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가 정면 충돌할 소지가 다분하다. 최악의 경우 지난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양측 진영간의 극심한 갈등도 예상된다.
이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이 가져올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이 귀국, 여권 내부의 구심점 역할을 맡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친박진영 내부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에 대한 반발과 경계심이 여전하다.
아울러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한국경제의 상황은 더 큰 문제다.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200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경제의 실질 성장률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마이너스 5.6%를 기록한 것.
예상보다 더 빨리 나빠지고 있는 경제환경은 정치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지난 연말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친박진영 의원들과의 모임에서도 우려한 대목이다.
당시 정 실장은 중소기업 부도에 따른 대규모 해고사태와 대졸실업자 문제 등으로 3월 반정부 투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사정 악화에 따라 제2의 촛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