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격랑 속에 오는 6월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52)호가 공식 출범한다.

아키오는 20일 정식 사장 인사 발표 후 가진 회견에서 "고객제일주의, 현지현물(現地現物)을 강조해 온 창업주의 정신으로 되돌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현지현물'이란 '도요타웨이'의 한 덕목으로 자신이 한 일의 결과를 현장에서 분명히 확인하라는 것이다. 즉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아키오가 고(故) 도요타 기이치로(豊田喜一郞) 창업주의 정신을 되살려 경영 쇄신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아키오는 도요타 가문의 7대손으로 창업주 기이치로의 손자이자 최근 퇴임을 선언한 도요타 쇼이치로(豊田章一郞)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일본의 명문가 자녀들이 거쳐가기로 유명한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 고등학교를 거쳐 게이오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봅슨칼리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졸업 후에는 메릴린치의 자회사인 뉴욕 소재 AC베커에서 근무하다 투자컨설팅회사인 부즈 앨런 해밀튼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던 중 1984년 부친 쇼이치로 명예회장의 명을 받들어 도요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쇼이치로 회장은 "도요타에서 일하고 싶으면 밑바닥부터 시작하라"며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사실 쇼이치로가 뒷전으로 물러날 당시 회장 그 자리를 아키오에게 물려주기에 그는 너무 젊었다.

아키오는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사원들과 똑같이 출발, 2000년에는 44세에 최연소 이사로 승진한 뒤 2005년에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후일 아키오는 "내가 도요타에 발을 들인 뒤 아버지는 약간의 조언만 하셨을 뿐 거의 간섭을 하지 않으셨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아버지의 방식은 나에게 자유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줬다"며 "그런 아버지를 존경할 뿐 아니라 명예회장으로서도 존경한다"고 고백했다.

자동차 업계의 제왕인 도요타가의 후손답게 아키오는 한 때 레이스 마니아로 이름을 날렸다.

아키오는 독일의 유명 자동차 경주대회인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에 도요타에서 만든 '알테짜(ALTEZZA)'와 '렉서스 IS'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또 탁월한 레이스 실력으로 매달 자사와 타사의 신차 성능을 비교하기 위한 시운전도 직접 해왔다.

도요타에 입사하기 전에는 회원제 자동차 정보제공 사이트인 '가주닷컴(Gazoo.com)'을 운영했다. '가주닷컴'은 전문가 위주로 운영해 오다 생활정보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되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성장해 현재는 도요타에 편입돼 있다.

아키오는 사장에 내정되기 전 "도요타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직접 발로 뛰는 오너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업계에서는 창업주의 후손인 아키오가 미국발 금융 위기의 파고를 딛고 도요타를 예전의 체질로 되돌릴 수 있을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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