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도 용인의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모씨는 입주 시점인 지난해 11월 세입자를 구했다. 세입자 최모씨와 전세금 1억3000만원에 계약을 하고 계약금 1300만원을 미리 받았다.
하지만 세입자 최씨는 경기가 나빠 살던 집에서 보증금이 안빠진다며 계약일로부터 한 달 보름이 지나도록 들어오지를 않았다. 집주인 김씨는 기존 계약자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것인지 아니면 들어 올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기존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챙길 수는 있겠지만 역전세난으로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고민에 빠졌다. 주변에는 세입자를 못 구해 공실로 있는 집이 한두채가 아니다. 본의 아니게 돈을 떼이게 생긴 최씨의 읍소(?)도 마음에 걸린다.
#2. 새 아파트를 계약한 박모씨는 입주 시작 다섯달이 지나도록 입주를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살던 집을 팔고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 하지만 집을 공인중개소에 내 놓은지 6개월이 지나도록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커녕 전화연락 조차 드물다.
살던 집을 처분하고 중도금과 잔금을 치뤄야 하지만 집이 팔리지 않아 막막할 따름이다. 박씨는 통상 입주시작 2개월 이후부터 부과되는 입주지연금과 중도금 대출이자 등으로 한달에만 170만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고 있다.
'역전세난'은 물론 '입주난'까지 겹치며 한 겨울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한 집주인들은 세입자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집을 팔아 새 아파트로 옮겨야 하는 세대는 살던 집이 빠지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를 시작한 지 반년 가까이 지난 아파트 단지를 둘러봐도 밤에 불켜진 세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실제로 최대 규모의 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벽산건설의 광주 '블루밍 메가시티'(2753가구)는 지난해 8월 말 첫 입주를 시작한 이후 반년이 다 돼 가도록 미분양 물량을 포함, 입주율 6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월부터 입주를 개시한 정관신도시 아파트도 이삿짐을 옮기거나 집구경으로 붐벼야 할 시기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썰렁하다. 도로나 학교 등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가뜩이나 부진한 입주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상황은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로또'아파트로 불렸던 판교신도시도 입주 한달이 다 돼 가지만 실입주 세대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판교신도시는 올 한해 동안만 30여개 단지에서 2만3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택시장 불황으로 잔금을 제때 치르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그 명성도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최근 역전세대출을 실시하려는 정부 움직임과 관련, 아파트 입주에 어려움을 겪는 수요자들 먼저 구제해야한다는 의견이 높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의 이사문제가 해결되면 전세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것은 물론 아파트 입주 잔금 납부 등 이중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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