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바닥까지 내려갔던 지난 연말 상장사 중 대주주의 지분증여가 봇물을 이뤘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낮을 때 증여를 할 경우 세금을 덜 내기 때문에 새해 주가가 상승하기 전 침체장을 이용, 증여를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홍두영 회장은 남양유업 주식 전량(5만4907주)을 장남인 홍원식 이사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홍 이사는 보유 지분이 기존 19.4%에서 27.07%로 증가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의 지분 증여가 두드러졌다.

이동악 제우스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초 자신의 지분 2.11%(20만주)를 딸 승혜씨에게 증여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에 이 대표의 지분율은 14.71%에서 12.61%로 2.10%포인트 낮아졌다.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도 지난달 장남인 유학수 현 코리아나화장품 사장을 포함해 친인척 7명에게 보통주 총 200만주를 증여했다. 유 회장의 지분은 기존 17.53%에서 12.53%로 줄었다.

임무현 대주전자재료 회장도 같은 시기 임중규, 임대산, 임일지 등 친인척에게 70만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0일 지대섭 광림 회장도 특별관계인 지광배씨에게 보유지분 4.08%(124만주)를 증여해 전체보유지분이 9.14%로 줄었다.

약세장을 이용, 지분확대에 나선 인사도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회장의 외아들인 승담씨는 지난달 3일 동양메이저 주식 5만3000주(0.06%)를 사들였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28일부터 총 6차례에 걸쳐 동양메이저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승담씨의 보유 주식수는 총 83만1754주로, 지분율은 0.97%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재벌가의 증여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 매수로 국내 증시가 연초 상승세를 타고있지만 세계적 불황으로 약세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통상 약세장에서 경영권 상속을 위한 증여나 매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세금이 증여당시의 주가를 반영해 책정되기 때문에 상속 및 증여 세금을 최대한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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