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합리화추진단에 건의서 제출
'상비약' 등 민생규제 개선도 촉구

경제계가 기업 현장과 민생 곳곳의 불합리한 규제들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 현장의 규제합리화 과제' 139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건의서는 현장에 혼선을 주는 규정의 일원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고압가스 저장소의 문 규정은 부처별로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고압가스 안전관리 규정은 가스누출 확산 방지를 이유로 출입문을 안쪽으로 당기도록 하고 있지만, 산업안전 관리 규정은 신속한 탈출을 위해 문을 바깥쪽으로 밀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고압가스를 다루는 한 기업은 고압가스 안전관리 규정에 따라 당기는 문을 설치했다가 산업안전 점검에서 지적을 받아 50여개에 달하는 문을 교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산업단지 창고임대 요건도 합리화해야 할 규제로 제시됐다. 현행법상 산업단지 산업시설구역에는 제조시설과 그 부대시설의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조시설 없이 창고만 단독 설치하거나 별도 필지에 창고를 설치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산단 내 빈 공장을 두고도 산단 외부의 비싼 물류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생과 직결된 규제 개선 요구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편의점 판매 상비의약품 13종 중 '어린이용 타이레놀' 2종은 지난 2022년부터 생산이 중단됐으나 여전히 목록에 남아있다. 건의서는 생산 중단 품목에 대한 신속한 대체품 선정을 요청했다.

디지털화에 역행하는 '주주총회 서면 통지' 원칙도 개선 과제로 꼽혔다. 건의서에 따르면 현행 상법상 주주 동의 없이는 이메일 등 전자고지가 어려워 매년 발송되는 주주총회 종이 우편물만 1억장에 달한다. 상의는 주주명부에 이메일을 기재하도록 절차를 마련하고 전자통지를 원칙적으로 허용해 비용 절감과 주주 편의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산업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 마련도 건의됐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경우, 주변 입지와의 이격거리 기준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라 설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앙정부 차원의 공통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또한,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대기업 부설연구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담겼다. 기존 중소기업 위주의 배정으로 인해 석·박사급 인력들이 해외로 떠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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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화물용 승강기에 물류센터용 고중량 이동로봇이 탑승할 때 일반 승강기 기준이 적용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과제, 경기도의 섬유·염색업 중심 산업단지에 세탁업종의 입주를 허용하는 과제 등이 제시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역대급 규모로 출범하고, 규제합리화추진단 운영이 본격화되는 만큼 기업들의 기대도 크다"며 "대한상의는 AI 규제지도 시스템,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현장애로를 발굴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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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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