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해제부터 단계별 합의 제안한 이란…美 봉쇄선은 돌파당해(종합)
아라그치, 푸틴과 회담…러 중재 나서나
"트럼프, 제안에 회의적"…루비오는 반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해제와 종전 합의 후 핵과 관련한 회담을 여는 방식의 종전안을 제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필수 조건으로 이란의 핵 포기를 내건 만큼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이란의 유조선이 미국의 해안 봉쇄선을 돌파한 사례가 나오는 등 시일을 끌수록 대이란 압박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美에 3단계 합의 제안…러 푸틴과 회담
CNN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전날 파키스탄을 방문해 전달한 종전안은 3단계 합의안"이라며 "1단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2단계는 양국의 호르무즈 해협와 종전 합의, 3단계는 이란 핵프로그램과 대리세력 지원 문제 협상"이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단 총구를 거두고 해협을 푼 다음 마지막에 핵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하며 미국과 협상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해법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현재 외교 과정에 대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재 의향을 내비쳤다. 그는 "중동에 평화가 조속히 정착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러시아도 이란과 마찬가지로 양국 간 전략적 관계를 이어갈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 배석했던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도 "우리의 생각을 해외로, 우리의 가까운 파트너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심하는 트럼프…루비오는 반대 "핵 질주 막아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제안에 대해 고심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참모들과 이란의 제안에 대해 논의했고, 이를 즉각 거부하지는 않았다"며 "다만 이란이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이란이 핵 포기를 수용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고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 제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은 인정하면서도 "이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매우 명확하게 설정돼 있다"며 "곧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 주제에 대해 듣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초반부터 이란의 핵 포기를 핵심 조건으로 내건 만큼, 이를 뒤로 미루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시간을 벌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란인들은 매우 유능하고 노련한 협상가"라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향해 질주하는 것을 확실히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 시도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란이 말하는 해협 개방은 협의를 통해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며, 통행료도 내라는 방식"이라며 "그건 해협 개방이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란 유조선, 美 봉쇄 첫 돌파…협상력 약화 우려
그러나 이란 유조선이 미국의 봉쇄선을 돌파한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이 계속 시일을 끄는 것이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시간을 끌수록 미 해상 봉쇄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위성분석사이트인 탱커트래커스닷컴은 지난 24일 이란 원유 약 400만배럴을 실은 아시아행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조선들은 미군의 해안봉쇄선을 돌파해 인도양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봉쇄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미군의 설명과 달리 봉쇄선이 뚫린 것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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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체제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의 밀수 전문 유조선단인 '그림자선단(Shadow Fleet)' 배들이 위치추적장치를 끄고 선박 위치를 위장하거나 선박간 환적, 국적과 목적지 위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군 봉쇄선을 뚫고 있다"며 "봉쇄가 길어질수록 미군은 이란의 석유거래를 완전히 막지 못할 것이며, 미군은 봉쇄가 성공적이라 자평해도 이란 정권은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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