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용품에서 방산까지…'글로벌 해양테크 그룹' 닻 올린 매일마린
'30년 외길' 선용품 기업의 변신
공격적 M&A로 사업 다각화 가속
매일세라켐 통한 수직계열화 완성
"유통과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선과 방산을 아우르는 글로벌 해양테크 그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김명진 매일마린 대표 겸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은 지난 23일 경남 창원시 마산가포신항 인근 창원공장 사무동에서 열린 협회 주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선용품 유통업이 본업이던 매일마린이 방산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매일마린 그룹'으로의 도약을 알린 것이다.
창원공장은 매일마린의 이러한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확장을 상징하는 핵심 생산 거점이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공개된 공장 내부는 해양플랜트 강재 패널을 용접하는 불꽃과 굉음으로 가득했다. 생산된 패널은 부두를 통해 인도네시아로 수출돼 현지에서 조립된 뒤 네덜란드 국영 전력회사 테네트가 발주한 약 45조원 규모의 2GW(기가와트)급 해상풍력 전력망 구축 사업 중 '발윈4(BalWin4)'에 투입된다.
2만평(6만6000㎡) 부지에 900평(3000㎡)대 공장동 3개와 도장동, 야적장 등을 갖춘 창원공장은 육·해상 플랜트와 조선기자재, 선박 블록 등 대형 구조물 제작에 특화돼 있다. 매일마린은 2020년 국내 셀 가공 1위 기업 에스에이에스(SAS)를 자사의 플랜트 사업부로 합병하며 이 공장을 확보한 뒤 설비를 확충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왔다.
김 대표는 이날 창원공장 확장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100억원을 투입해 길이 165m의 공장동과 25m의 출입구를 추가로 구축해 원스톱 물류 체계를 완성할 것"이라며 "신공장에서는 선박용 드론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부산 영도구 남항동에서 열린 신사옥 준공식에서도 '매일마린 그룹'을 향한 그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공격적 M&A 통한 사업 다각화 전략
1992년 선용품 유통으로 출발한 매일마린은 30년간 부산항을 기반으로 항만 물류 체계를 구축하며 성장했다. 선박 일정에 맞춘 적기 공급과 24시간 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현대글로비스, HMM 등 100곳 이상에 1만여종의 선용품과 선식 등을 공급해왔다. 매일마린은 부산 해운항만 선도기업 중 유일하게 국제표준화기구(ISO) 14001(환경)·9001(품질)·45001(안전보건)·22301(비즈니스연속성) 인증을 모두 획득한 기업이다. 2022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을 통해 선용품 수·발주 시스템과 RPA(로봇공정자동화) 기반 자동견적시스템을 구축해 경쟁 우위를 강화했다.
김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유통 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것이다. 먼저 2018년 세화기계를 인수해 선박 엔진 부품 정밀 가공 역량을 확보했다. 세화기계는 현대중공업 대형 선박 엔진의 핵심 장비 '터보차저' 관련 부품과 로터 샤프트, 크로스헤드핀을 생산하며 핵심 기자재 국산화를 이끌고 있다. 2020년 SAS를 합병해 조선 및 플랜트 제작 기반을 구축했다. 2025년에는 삼양통상을 인수해 글로벌 선용품 기업 윌헴슨쉽스서비스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화학물질 및 제품에 대한 동북아시아 공급망을 확보했다.
그룹화 마지막 퍼즐은 '첨단 소재'
2023년 설립한 매일세라켐은 김 대표가 구상하는 '매일마린 그룹'의 마지막 퍼즐이다. 매일세라켐(소재), 세화기계·창원공장(제작), 매일마린·삼양통상(자재 조달)을 잇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고부가가치 창출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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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세라켐은 방탄·내화·전자파(EMI) 차폐 등 고기능성 세라믹 소재를 개발한다. 건축, 조선, 플랜트와 방산 분야까지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경량 방탄 소재는 두께와 중량을 줄이면서도 성능을 유지해 선박에 적용할 경우 피격 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MI 차폐 기술과 X선 차폐도 99.98%를 기록한 방사능 차폐 기술은 차세대 함정 스텔스 도료와 원자력·보안 시설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대표는 "매일세라켐 매출은 2년 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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