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장기화로 농업용 난방유가 20여일 연속 상승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비료 원료가격도 급등하면서 농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농업용 기자재와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올 농사에 피해가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농자재 등 지원에 관한 법률'(필수농자재 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당장에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농협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면세유 사용 현장 및 봄철 주요 시설 과채류생육상황도 점검했다. 농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농협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면세유 사용 현장 및 봄철 주요 시설 과채류생육상황도 점검했다. 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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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등 시설 농가에서 쓰는 농업용 난방유인 면세 실내등유 가격은 22일 기준 리터(ℓ)당 1264.78원을 기록했다. 직전 최저가인 3월 3일 1115.41원보다 13.4% 올랐고 3일 부터 19일 연속 상승세다. 같은 면세용 휘발유와 경유가 최고가격이 시행된 13일 정점 이후 하락 추세인것과 달리 실내등유만 오르고 있다.


40%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비료용 요소도 이달 현재 국제 가격이 전월대비 50%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비료용 요소 수입 중량 34만9555t 중 카타르산이 19.5%(6만8200t)로 가장 많다. 또 사우디 14.3%(5만t), 오만 5.3%(1만8551t), 아랍에미리트(UAE) 4.5%(1만5985t) 등 중동 국가를 합산하면 43.7%에 이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면세유, 농사용 전기, 무기질비료 등의 가격 상승으로 농업 생산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국내에선 비료에 대해 가격 연동제가 운영돼 당장 이러한 요소 가격 상승이 비료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농협은 국내 주요 비료 수입·생산업체와 비료 200종에 대해 연초 단가계약을 맺어 사들인 후 농가에 되팔고 있다. 단가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원자잿값이 5% 이상 오르면 분기별로 이를 반영해 다시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오는 4~6월 농번기에 사용할 물량까지는 재고도 확보돼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농협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면세유 사용 현장 및 봄철 주요 시설 과채류생육상황도 점검했다. 농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농협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면세유 사용 현장 및 봄철 주요 시설 과채류생육상황도 점검했다. 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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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요소 비료와 복합 비료 재고는 5월분 정도까지, 요소 원자재 재고는 6월분까지 있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고 말했다. 요소 비료를 포함해 전체 비료가 농산물 가격에 차지하는 비중은 6.8%다. 요소 비료 가격이 오르면 그에 맞물려 농산물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작년말 국회를 통과한 필수농자재 지원법이 시행되면 중동사태와 같은 공급망 위험으로 인해 필수농자재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그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가격 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게 된다. 단계별로 ▲1단계(원료수급·가격동향 점검) ▲2단계(원자재 비축 물량 공급 확대 검토, 할당관세 적용) ▲3단계(한국전력·농협 등과 가격 인상 완화 협의, 비축물량 공급) ▲4단계(가격인상 차액 지원) 등이다. 하지만 이 법 시행은 2026년 말이고 세부 기준 마련 후 본격 시행은 2027년 말이어서 현 단계에서는 유명무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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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은 추가경정예산에 농가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유가연동 보조금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농사용 전기 에너지 바우처 ▲무기질비료원료 구매자금 ▲사료원료 구매자금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 등을 이번 추경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전농은 "올해 통과된 '필수농자재지원법'은 2027년 이후 시행을 예정하고 있어 지금 폭등하고 있는 생산비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한다"면서 면세유 지원과 예산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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