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53년만 첫 외부 수장…'신약 명가' 지속 가능할까
황상연 HB인베스트 PE 대표, 새 수장 내정
갈등 수습·R&D 중심 기조 유지 과제
외부인사 내정으로 내홍 일단락되지만
여전한 경영 갈등 리스크
한미약품 한미약품 close 증권정보 128940 KOSPI 현재가 500,000 전일대비 13,000 등락률 +2.67% 거래량 67,208 전일가 487,000 2026.04.10 15:30 기준 관련기사 "탄탄한 근거 중심 R&D 집중"…한미약품, AACR서 국내 최다 연구 발표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행보 '생산·R&D 점검' 한미약품, 첫 외부 CEO 체제…황상연 대표 선임 그룹이 창립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내정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내부 인사를 중용하던 그룹의 인사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임기 종료와 함께 물러나는 박재현 대표가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대립하며 내홍이 불거지고 '4자 연합'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단행된 이 같은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후보 추천이 의결된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는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경력을 시작한 뒤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와 종근당홀딩스 대표를 지내며 제약·바이오 산업과 자본시장 경험을 모두 쌓은 인물로 평가된다. 신 회장의 추천으로 차기 대표 후보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황 대표의 내정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분란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향후 경영 과정에서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한미약품 안팎에서 여전히 거론된다. 새 대표는 대주주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존 경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았다.
특히 인사와 주요 사업 전략을 둘러싸고 대주주와의 시각 차이가 다시 드러날 경우 이사회 내부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황 대표 내정자의 제약 산업 경험과 전문성을 문제 삼으며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한 모습이다. 일부 직원들은 경영권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부 인사가 대표로 선임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 직원은 "신 회장이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실제 상황은 다른 것 같다"며 "외부 대표가 들어왔다가 다시 교체되는 일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회사의 대외 평판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직원은 "선대가 강조해 온 연구개발 중심 기조가 유지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를 둘러싼 내부 갈등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그룹의 핵심인 신약 개발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올해가 한미약품의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이나 수익 창출과 관련한 분기점이어서다. 하반기에는 국내 1호 비만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가 계획돼 있고 머크(MSD)에 기술 수출한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 발표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굵직한 R&D 성과가 도출돼야 하는 시점에 제약 현장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가 사령탑을 맡으면서, 개발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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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반적인 혼란상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신 회장과 박 대표 사이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64만4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48만8000원까지 떨어지며 불과 보름 남짓 만에 24% 넘게 급락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국 거버넌스의 안정화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고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미약품이 가진 본연의 기업 역량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동훈·박정연·이성민 기자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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