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연합회, 5년간 등재 기간 분석
항암제 1년10개월, 희귀질환 약 최대 3년10개월 소요
"신속등재 도입·제약사의 책임 있는 자세"

암이나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정부의 허가를 거친 신약을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처방받기까지 평균 3년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치료제가 개발돼도 높은 비급여 비용과 복잡한 행정 절차 때문에 환자들의 생명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약 나와도 희망고문"…암·희귀질환 치료제 건보 적용까지 평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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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나와도 희망고문"…암·희귀질환 치료제 건보 적용까지 평균 3년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건강보험에 등재된 항암제 32개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등재된 희귀질환 치료제 20개를 대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부터 건강보험 등재까지 소요된 기간'을 분석해 10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항암제는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까지 평균 1년10개월(659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허가 후 등재까지 평균 2년11개월이 소요됐고, 일부 사례에선 3년10개월까지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약 등재 절차는 '식약처 허가→ 제약사의 등재 신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적정성 평가→ 건보공단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 및 고시' 단계를 거친다. 규정상 심평원의 평가 기간은 120~150일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식약처 허가 후 제약사가 등재 신청을 하기까지 평균 191일(약 6개월)이 걸렸는데, 이는 제약사가 수익성을 고려해 협상 전략상 신청을 늦추거나 자료 보완 과정에서 시간을 끌기 때문이라는 게 환자단체의 설명이다.


행정 절차상의 정체도 심각하다. 등재 신청 후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데 약 5개월,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통과까지 다시 6~7개월이 소요됐다.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주요 심사 단계에서만 꼬박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연합회는 "치료 시기가 생명과 직결된 중증환자들에게 신약이 등재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단순한 행의 절차가 아니라 사투의 시간"이라며 "치료제가 있는데도 고액의 비급여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가산을 탕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또 정부가 추진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사후평가 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임상적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심사를 늦추기보단 환자에게 우선 약을 공급한 뒤 성과에 기반해 사후에 약가를 조정하거나 관리하는 체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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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제약사가 환자의 절박함을 이윤 극대화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허가 후 신속한 등재 신청과 전향적인 약가 수용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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